‘용연학교’의 출발지는 광주시 동구 지원동이다. 지원동 바로 위 무등산 자락에는 광주 제2수원지가 있고 그 바로 밑에 용연 정수장이 있다. 용연학교의 이름은 여기에서 기인했다. 맑은 물에 용이 노닐 듯 이 학교에 와서 마음 편히 지내다가 승천하는 용처럼 원래 다니던 원적 학교로 잘 복교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금란교실을 몇 년간 운영해 본 결과는 매우 좋았다. 학생은 물론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더 많은 성원을 보내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금란교실은 1주일 단기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학교나 학교폭력대책선도위원회의 특별교육 조치를 이수하는 데에는 적합했으나 여러 요인으로 장기간 학교에 다닐 수 없는 학생들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자퇴나 퇴학 제도가 없다. 학교에서 비행이 발생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는 이른바 ‘강제 전학’이 가장 강한 처분이다. 그런데 어느 학교에서 쉽게 받아주려고 하겠는가. 교육자로서 양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감 없는 교단의 현실인 것이다.
재적 학교에서는 피해 학생과 함께 생활하게 할 수 없고, 교육환경을 바꿔주자고 내린 교육적 조치이지만 이런 학생의 전학을 반겨할 학교는 매우 드물다. 그러니 부적응 학생이 누적되고 중도탈락 학생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만 가게 된다. 매년 중학생 200여 명이 학교를 중퇴하고, 부적응 학생이 900여 명에 이르는 현실이 눈앞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3월 또다른 결단을 내렸다. ‘교실’이 아니라 ‘학교’가 필요했다. 윗분들에게 수 차례 건의하였으나 돌아오는 순위는 항상 밀렸다. 진학률, 영재교육, 특수시책 등등이 우선이어서 교육청이라는 공교육 틀에서 중도 탈락 예방을 위한 어떤 조직을 단시일 내에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궁즉통(窮則通)의 방법이 광주보호관찰소 범죄예방특별선도위원, 금란교실의 추수지도위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활동한 광주학생생활지도연구회원 등이 주축이 된 100人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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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학교 개교에 헌신한 선생님 100人
이렇게 출범한 사단법인 ‘광주청소년교육원’은 우리나라 근대교육사에 현직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서 위탁대안학교를 만든 첫사례이다.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만큼 획기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장소였다. 교육청 소속의 건물이나 기관은 물론이고 종교단체, 회사 폐건물 등 수많은 곳을 찾아다녔으나 몇 년 사용하고 정리하는 사업이 아니었기에 임대하기가 어려웠고 비용도 큰 문제였다.
2008년 6월로 접어들 무렵 지원초등학교 이야기가 나왔다. 1997년 폐교되어 10년 이상 방치된 학교였다. 잡초가 운동장을 뒤덮고 나무들은 정글이었다. 건물 뼈대를 빼고는 썩고 무너져 내렸다. 벽이든 바닥이든 만지면 부서지고 뱀, 박쥐, 지네가 우글거렸다. 그래도 교육청 자산이기에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임대료 연 4천만 원. 우리는 또 절망했다. 하지만 간절한 염원이었기에 많은 분들에게 연락을 하여 협조를 받았고, 소문이 펴져 독지가들이 나타났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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