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인 옥수수는 쌀과 밀보다 단위 면적당 높은 생산량과 짧은 수확 기간 그리고 생존력이 좋아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게다가 쌀이나 밀만큼 관리해 주지 않아도 적은 노동력으로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옥수수는 인류의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작물로 손꼽히기에, 옥수수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교수는 세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을 것이다.
옥수수는 다른 곡물과 달리 복잡한 가공 과정이 필요 없고, 식용 방법도 매우 간편하다. 따다가 바로 삶아서 먹거나 구워서 먹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고구마와 마찬가지로 생으로도 먹을 수 있는 곡물이다. 그 외에도 이용 방법이 무궁무진한 식량 작물이며 어떤 작물보다 효용성이 뛰어난 사료 작물이다. 옥수수는 액상과당, 식용유, 전분, 마가린 원료로 쓰이고, 수확한 뒤에 남는 줄기와 잎도 사료나 퇴비로 만든다. 옥수수 수염과 속대는 의약품으로 이용하고 옥수수 이삭을 덮어 주는 껍질은 모자나 각종 공예품을 만드는데도 쓰인다. 현대에는 바이오 에탄올의 원료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옥수수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 중부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10여개 주에 걸쳐 한반도 전체 넓이의 3-5배인 광활한 옥수수밭의 콘 벨트 corn belt 지역이 있다. 미국은 이러한 첨단농업의 선두주자다.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도 지평선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수준의 대규모 농장을 관리하는 건 직원 몇 명뿐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씨앗을 심는 간격, 물과 비료와 농약을 주는 시간과 양 등 첨단으로 조절한다. 거기에 해충과 제초제 저항이나 영양과 수확량 향상하는 GMO 옥수수까지 어우러진 결과다.
<감자튀김-스테이크-버번 위스키-콜라와 아이스크림> 이들 모두에 관련되어 있는 곡물은 무엇일까? 위 식품 모두에 관련된 곡물은 옥수수이다. 옥수수는 미국의 일상적인 식품이라 할 수 있는 ‘감자튀김-스테이크-버번 위스키-콜라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첫째, 감자튀김은 감자가 주원료이지만 옥수수 기름으로 튀긴다. 둘째, 스테이크의 재료가 되는 소고기는 옥수수 사료를 먹여서 키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는 사람이 먹는 것보다 가축이 먹는 사료가 주를 이룬다. 셋째, 버번(Bourbon) 위스키는 미국에서 옥수수를 재료로 해서 만든 아메리칸 위스키이다. 과잉생산되는 옥수수를 소비하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버번 위스키를 생산한다. 넷째, 콜라와 아이스크림 제조에 액상과당을 사용한다. 설탕을 대신하는 액상과당은 옥수수 전분으로부터 만든 시럽이다. 식품의 다양한 용도가 가능한 옥수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곡물로 손꼽힌다. 그렇기에 세계에서 옥수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미국은, 옥수수를 기반으로 살고 있는 국가이면서 전세계를 움직이는 옥수수 왕국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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