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환경보전사역 뒤쳐지는 이유, 내세구원만 앞세우는 근본주의 신학 폐해
생태적 회심 미룰수록 교회와 세계의 생존 가능성 더욱 암울…총체적 생명 위기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화해위한 제사장적 책무 교회의 시대적 사명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10:10)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사61:1-2, 눅4:18-19)

1] 기후 위기로 신학의 재구성 필요
1. 기후위기로 지구 멸절을 앞두고 있다. 美핵과학자회는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자정 쪽으로 10초 더 옮겨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 90초”뿐이라고 경고했다(2023년 1월 25일). 지구공동체는 기후 온난화, 코로나 감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지구 멸절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의 급격한 증가, 살인적인 폭염, 엄청난 폭우와 대홍수, 통제 불능의 태풍, 치솟는 산불, 극심한 가뭄 등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빈발한다는 것은 지구조절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1.5도가 넘어서면 기후재앙이 일상화하고, 상황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회(IPCC)가 최근 발표한 제6차 보고서에서 보듯, 예상시기 2050년보다 10년이 빠른 2040년으로 앞당겨졌다. 전 세계적으로 합의한 행동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생존 가능한 미래를 지킬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3. 안타깝게도 기후위기로 지구 멸절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도 한국교회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기독교가 환경 보전 사역에 뒤쳐진 이유로 내세 구원만을 앞세우는 근본주의 신학의 폐해를 꼽는다. 그리고 이 세상은 불타서 없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종말론에 물들어 있다. 아울러 인간 중심 구원과 교회 성장에 목회의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생태적 회심을 미룰수록 교회와 세계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총체적인 생명의 위기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문명사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생태 신학적 성찰, 순환경제, 공중보건, 교회목회, 복지선교, 세계선교, 환경운동, 시민사회운동 등 제 영역을 고찰함으로써 생태적인 삶에 대한 전망을 갖춰야 한다.

4. 2017년, 나는 생명 분야 제 영역의 전문가 50인을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 그리고 피조세계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창립을 주도하였다. 제1회 “다시 생명이다”, 제2회 “생명의 터, 마을공동체”, 제3회 “기독교와 경제”, 제4회 ‘COVID19 이후 한국사회와 기독교’, 제5회 ‘위드 COVID19 통전적 목회 대응’, 제6회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문서 선교로 2020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명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한 신학선언”, 2022년, “기후 위기 시대,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복음주의 관점에서 환경운동 유관 단체들과 공동으로 연구, 집필, 교육, 재정 등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제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을 포함한 개신교 30여 교회와 단체가 공동 연대하는 생명생태운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는 포럼 창립 공동준비위원장으로서 생명신학 포럼 활동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성경적 준거에 기반한 생명신학을 정립한다.
-인간과 사회 그리고 피조세계의 전 영역을 성경적 가치로 해석하고 적용한다.
-창조질서 보존을 위하여 생태주의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5. 지난 7년 동안 생명신학포럼을 주관하면서 최대 보수교단인 예장 합동이 생명생태운동에 관심을 갖도록 기독신문에 연중 환경 칼럼 기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였다. 드디어 2022년(107회기) 총회에 「기후환경위기대응특별위원회」 구성·운용을 위한 헌의안을 제출하였고 채택 결의되었다. 아울러 6월 첫째 주일을 환경주일로 제정하고, 총회 산하 11,500교회에게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공동설교와 기도문으로 예배를 드리도록 결의까지 하였다. 총회 시 배포된 “샬롬 부흥” 정책집에 「기후위기와 교단 대응」 주제를 집필함으로써 총회 환경선교 방향을 제시하였다. 목사 후보생들을 위해서는 총신신학대학원에 「생명신학」이 공식 과목으로 개설되어 이수하도록 제안하여 강의가 개설될 예정이다. 필자는 기후환경위기대응특별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되어 예장 합동 교단의 환경 선교 정책 연구 및 실행에 협력할 것이다.

6. 반세기 가까이 세계 복음주의 선교 운동을 선도해 온 로잔운동의 제4차 로잔대회가 지난 2024년 9월에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마이클 오 총재는 “2024년은 1974년 스위스 로잔대회, 1898년 필리핀 마닐라대회, 201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회에 이어 로잔 운동이 50주년이 되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24년이 특별한 기념일 정도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진지한 재헌신에 대해 교회를 도전하고 결집하도록 부름받은 전략적인 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국로잔 이재훈 의장(온누리교회 담임)은 “일종의 풀뿌리 운동인 로잔에서 젊은이들, 신학생들까지 함께 모여 대화할 수 있도록 섬기고, 대중교통이나 재정 등 모든 면을 고려했을 때 복음적교회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한국에서 열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7. 필자는 한국로잔본부 생명위원회 박상은 위원장(전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위원장)으로부터 로잔운동을 섬기자는 제안을 받고 수락을 하였다.
생명은 세포 단위에서부터 거시적인 생명 생태망 전체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위촉된 위원 9명이 상호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금번 대회의 주요 의제 중 창조 세계 돌봄(Creation Care)이 포함되어 대회 전후로 특별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8. 코로나와 기후 위기를 맞이하여 영혼과 육체, 사회, 생태 안에서 전인치유는 시대적 요청이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를 보고 준비하는 자에게 농산어촌의 중심에 있는 광주는 변두리가 아니고 밭에 숨겨진 보화 같은 곳이다. 생태적 관점에서 비전을 가진 미래 세대들이 불 같이 일어나길 바란다. 우리는 창조세계 안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목적을 기억하며, 모든 생명과 더불어 공생 공존하는 삶을 살아나갈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즐겨 받으실 참된 예배이기 때문이다.
이 땅의 교회들이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택하므로, 하나의 지구(One Earth)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하나의 건강(One Health)을 추구해나가게 되길 기도한다.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도록 제사장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시대적 책무이다.
코로나 위기로 일터 만들기와 환경 돌봄 사역을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다. 요셉같이 꿈을 해석하고 지혜로 기근을 대처하는 이들이 나서야 한다. ‘요셉의 창고’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길 바란다.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목사는 전통적인 교회 울타리를 넘어 마을과 세상으로 나가 다양한 생명의 플랫폼을 든든히 세워가야 한다. 신음하는 지구촌에 참 평화와 안식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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