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수)자 미션21 제849호 1면에 ‘광주지역교회 장애인 편의 접근성 열악’이라는 제하의 사이드 톱 기사로 게재된 광주지역 교회와 편의 접근성 실태 조사는 대단히 암울하게 나타났다.
사단법인 실로암사람들(대표 김용목)은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장애인 인권과 편의성, 접근성을 위해 상대적으로 더 신경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교회들을 소개하고 베리어프리를 더욱 북돋우기 위해 미션21 지면에 게재를 의뢰해 왔다. 미션21 창간 26주년 특집으로 상, 하 두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최근 건축한 광주대성교회 설계부터 시공, 관리 BF인증
광주동명, 광주남문교회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근접
광주반석, 성광교회 기존 건물에 배리어프리 조성 노력
수어통역제공 광주겨자씨, 광주양림(통합) 좋은 사례로 뽑혀
장애인 복음화율 2%...시설 접근성 낮고 인식도 여전히 뒤처져

광주대성교회(남구 임압동), 장애물 없는 장애인화장실이었다.

우리나라는 2008년도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BF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뿐만 아니라 일시적 장애인 등이 개별시설물·지역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 여부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이다. BF인증제도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시설접근, 이용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지어진 예배당들 가운데 설계·시공·관리를 BF인증제도로 건축하고 있다. 광주대성교회는 설계부터 BF인증제도로 건축계획을 하였다. 광주동명교회, 광주남문교회 두 곳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에 뽑을 수 있다. 기존 건물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힘쓰는 교회는 광주반석교회(남구 주월동)와 광주성광교회(남구 봉선동)를 뽑을 수 있다. 광주성광교회는 본당에 올라가는 급경사로 설치된 경사로를 철거하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뿐 아니라 장애인화장실 공간도 설치하였다. 장애유형에 맞게 제공되는 편의제공 가운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교회는 광주겨자씨교회와 광주양림교회(통합)를 좋은 사례로 추천하고 싶다.
최근, 장애인복음화율 2%정도라는 통계를 접했다. 교회에 장애인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교회에 장애인이 별로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예배당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도로에서 교회건물 출입구까지 접근할 수 없는 교회는 24개 중 접근할 수 없었던 교회는 1곳뿐이었다. 그 이유는 출입구가 계단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 내 1,700여 개 교회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 교회건물 입구에는 경사로가 아닌 계단과 턱 등 장애물로 인해 예배당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교회에 장애인이 별로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뿐 아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다. 「광주지역 교회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의 취지를 알리고 협조요청서 회신을 부탁하면서 하나의 사례가 있었다. 모 교회와의 통화 중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좋은 사례로 추천하고 싶었으나 담임목사는 실태조사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이번 조사의 목적이 장애인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교회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교회를 좋은 사례로 알리는데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말이다.
건축은 사람의 필요로 세워진다. 교회도 예외일 수 없다. 사람을 품기 위해 지어진 교회가 오히려 사람을 막는 장벽이 되어선 안 된다. 교회당은 하나의 ‘말 없는 전도지’이다. 교회가 어떤 공동체인지를 세상에 말없이 보여 주는 상징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과연 오늘의 교회는 장애인을 진정으로 환대하고 있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어떤 차별도 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환대 또한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거리가 멀다. 장애인에게 교회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도 계단도 없을 것이다. 예수님은 비단옷을 입은 자들 곁이 아닌, 낮고 연약한 이들의 삶 한가운데에 계신다.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시각장애인들을 청하라.”(누가복음 14:13)는 주님의 말씀 앞에, 오늘의 한국교회는 무엇이라 응답할 것인가?(김용목, 2025)

교회는 어떻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가!
접근로를 개선하여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해야 한다. 장애인용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 예배당의 좌석은 휠체어 사용자가 함께 앉을 수 있도록 한다. 강단은 높이 차이가 없도록 만들거나 경사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교회 내의 모든 출입구에는 단차가 없도록 단차를 제거해야 한다(배용호, “교회와 장애인식 개선”, 2021).

교회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야고보 사도는 교회에 외쳤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야고보서 2:1). 예배당의 출입구의 계단과 턱을 제거하는 일은 장애인 차별을 없애는 시작이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령하셨다. “너는 청각장애인을 저주하지 말며 시각장애인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라”(레위기 19장 14절). 모든 사람에게 문턱이 없는 교회, 장애물이 없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미션21, 광주CBS방송, CTS광주방송, 광주기독단체연합회, 광주전남장애인선교단체연합회, 신원벧엘교회, 극동방송, 한국복음방송, 기독교호남신문 등 광주지역 교회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에 함께 마음을 보태주신 모든 기관단체에 감사드린다.
/글=(사)실로암사람들 김형국 목사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