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져 가는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을 우리는 보내고 있다. 하지만 조석으로는 사지마비(?)를 느낄 만한 때 이른 추위도 함께 경험하고 있다. 시시각각 들려오는 국내외의 상황은 하루하루 눈을 떠 일상을 살아가기에 주저함을 주기도 하지만, 도로가에 서 있는 가로수의 단풍을 보고 있노라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세상근심을 모두 날려버리는 황홀경에 빠지기도 한다. 아마 사계절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에게 단풍이 주는 아름다움과 감성을 이야기 한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오늘 소개하는 책은 신약의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비유가 그 당시 사람들이 뒷목을 잡을 만큼 놀라운 것임에도 우리에게는 그렇게 다가오지 못하는 간극을 매워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예수가 하려던 말들”의 저자는 김호경 교수로 현재 서울장로회신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79년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20대를 보내면서 늘 어정쩡한 상태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그 안에서 국문학에 대한 미련은 여전했지만 하나님에 대한 의문도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졸업 후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나 신학을 공부한 지 4년 정도 지나서야 성서를 분석하고 그 안의 의미를 찾는 일에 평생을 걸어도 괜찮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공식적인 신학자가 되었다.
저자는 수많은 비유 설교를 들으면서 놀란적이 없음을 고백하고 있다. 비유에 대한 해석이 단지 자본주의적 희망만을 쓸어 담기에 급급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과연 예수가 이와 같은 목적으로 비유로 그 당시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을까? 이것이 저자가 예수의 비유에 대한 관심의 첫걸음 이었다. 책에는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 익히 들어온 19가지의 비유를 최대한 그 당시 사람들이 살아왔던 문화와 생활환경 속에서 바라보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철학자들이 주장했던 원리들을 비유와 연관 지어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삶의 지혜를 제시하고 있다. 19가지 비유 중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품꾼을 찾는 포도원 주인의 비유가 현실 상황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포도원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하루를 살아갈 필요를 채워 주려는 주인의 공정을 과연 일꾼들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가? 많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과연 전적으로 그들 스스로의 능력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임을 알게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성공을 시기하는 것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자 원인임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덮으며 예수께서 우리에게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우리에게 예수는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계심에도 우리는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듣고 있어도 다르게 해석하고 있지는 않는지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하루하루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예수의 비유를 통해 지혜를 얻고 일상을 뛰어 넘어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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