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84개국 넷플릭스 영화 사이트 모두 연이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생존 게임 포맷에 우리의 전통 놀이를 담았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줄다리기’ ‘징검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이 색다른 면을 보여준다. 괴테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한 말처럼 어렸을 때 즐겼던 전통 민족 게임들이다. 어린 동생이나 힘이 약한 친구라고 소외시키지 않고 ‘깍두기’라 부르며 끼워줬다. ‘우린 깐부잖아!’하면서 우정을 쌓아갔다. 놀이 속에서 경쟁과 팀웍과 협력의 가치를 몸에 익혀 온 셈이다.
인기 작품은 시대의 정서를 반영한다.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는 공정성 이슈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는 연신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읊조린다. 실상은 공정과 평등이 지구상 어느 나라든지 현실 속에서 쉽지 않은 가치이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하지 않을까? 목숨을 담보로 한 사기 같은 게임이 가능한 것은 짧은 시간에 일확천금을 향한 인간의 근시안적 본능 때문이다. 그야말로 지루한 코로나 시대에 흥미진진하게 막장 인생을 그려낸 이 어둡고 우울한 시대가 낳은 부산물이다.
오징어 게임은 빚 때문에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의 밑바닥 인생들이 최종 우승하면 456억 원을 차지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담보하여 게임에 도전한다. 이 드라마는 출시하기 전부터 높은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작품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끔찍하게도 잔인하다. 대장동 같은 로또를 노리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의 탐욕을 그려낸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우승한 사람은 돈을 가지고 무사히 탈출할 수 있지만, 탈락하면 상금도 목숨도 다 잃게 된다.
오징어 게임은 불평등, 부채 증가, 치솟는 집값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별히 기독교의 민낯을 왜곡된 시선으로 드러내고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다. 게임에 참여한 참가자 중에 늘 기도하며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뒷사람이 시간에 쫓겨서 탈락하거나 말거나 자신의 앞길만을 위해 기도한다. 자기만 살겠다고 아등바등 애를 쓴다.
곳곳에 위선적인 기독교인을 고발한다. 물론 인간의 죄성과 욕망을 지적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 드라마 저변에 깔린 과도한 반기독교적 정서에 대한 설정이 무척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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