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화) 17:34
| 첫 작품 금란교실 미션21 phj2930@nate.com |
| 2025년 07월 22일(화) 1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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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1일부로 나는 광주광역시교육청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학생들 생활지도를 잘하고 그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가면서 학업성적을 올리는 것이 나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생활지도 업무를 맡고 보니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금란교실은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가 되어 만든 공교육의 첫 프로그램이다. 금란지교(金蘭之交)에서 따온 말이다. 김원본 교육감이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다. 쇠처럼 굳은 마음을 갖고, 난향처럼 고운 품성으로 힘든 시기를 서로 의지하면서 잘 보내자는 의미이다.
힘든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시교육청의 생활지도는 버거웠고 충격의 연속이었다. 통계를 보니 광주시교육청 산하 학교에서 한 해에 중도 탈락 학생이 수백 명이 넘었다. 전국에서는 연 5만여 명이 학교를 떠났다. 당시만 해도 학교폭력이나 비행으로 처벌받은 학생들이 갈 곳이 없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나눠서 지도할 공간도 없었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 부적응 학생 숫자를 보고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707을 생각했다. 장학사 생활이 어느 정도 몸에 익어가자 책상머리에 앉아 일선 학교에 당부나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707처럼 해보자. 아니 707 비슷하게라도 해보자.
교육감실이 있는 2층을 수없이 드나든 끝에 2004년 4월 8일 ‘금란교실’이 문을 열게 되었다. 비용, 장소, 프로그램, 인적 자원, 부서 간 업무 협조 등 막막한 초행길이었다. 어둡고 거친 들판이었다. 그러나 열정과 간절한 소망이 개소식을 열게 해주었다. 장소는 신창동에 있는 교육연수원이었다. 신규교사들의 집합연수가 있던 시절에 숙식을 하면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쓰던 부속 건물을 수리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최초 공립 도시형 대안교육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첫발을 내디딘 금란교실은 그해 특별위탁교육 317명을 실시하였고, 교육부 특성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다음 해에는 교육부가 주관한 혁신박람회에서 ‘금란교실, 혁신 시범교실’을 전국에 선보였고 지방교육 혁신 우수사업으로 연이어 선정되었다.
이처럼 금란교실이 성과를 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던 것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 했던 지도 선생님들의 덕분이지만 제도적으로는 ‘추수지도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학교부적응 학생들이 처한 공통적인 상황이 단절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교사, 부모, 급우들 간 마음을 내려놓을 곳이 없다.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인적 자원이 ‘금란교실 추수지도위원제’이다.
금란교실의 추수지도위원들은 광주범죄예방위원들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40여 분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에서 학생 지도에 헌신한 교사나 이 분야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을 추천받아 60명이 활동하게 되었다. 십수 년 생활지도를 맡았던 선생님, 상담 분야에 뛰어난 상담전문가, 소리 없이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해오신 봉사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함께 연수를 하면서 취지를 공감하고 너나없이 시간을 내주셨다. 다음에 이분들은 광주 대안교육의 또다른 개척자의 길을 함께 걷게 된다.
금란교실에 입교하여 일주일간 생활하면서 체험학습, 적성교육, 상담활동, 진로지도, 인성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특히 단위 학교의 기억나는 스승님과 연결해 주기도 했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6개월간 추수지도위원 선생님과 연계하여 상담하고 어려움을 들어주는 추수지도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사춘기 시절을 선생님과 의지하면서 보낼 수 있는 제도였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는 전국으로 알려져 당시 인천, 전북, 경기, 충남, 제주교육청에서 선진지 견학 겸 벤치마킹을 해갔으며, 부산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은 관련 자료와 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금은 학교 부적응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나 학교생활교육위원회에서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학생도 오고 있으며, 학부모 특별교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매년 학생 특별교육 400여 명, 학부모 교육 200여 명으로 지금까지 누적 학생, 학부모 1만여 명이 금란교실을 거쳐갔다. 세월이 흐를수록 초짜 장학사 시절 만들었던 금란교실이 아련해진다.
오늘날 전국 지역교육청에 만들어진 Wee-Center는 광주시교육청이 개설한 ‘금란교실’의 산물이다. 2008년 3월 1일 학생교육문화회관으로 옮겨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학생들 생활지도를 잘하고 그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가면서 학업성적을 올리는 것이 나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생활지도 업무를 맡고 보니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금란교실은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가 되어 만든 공교육의 첫 프로그램이다. 금란지교(金蘭之交)에서 따온 말이다. 김원본 교육감이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다. 쇠처럼 굳은 마음을 갖고, 난향처럼 고운 품성으로 힘든 시기를 서로 의지하면서 잘 보내자는 의미이다.
힘든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시교육청의 생활지도는 버거웠고 충격의 연속이었다. 통계를 보니 광주시교육청 산하 학교에서 한 해에 중도 탈락 학생이 수백 명이 넘었다. 전국에서는 연 5만여 명이 학교를 떠났다. 당시만 해도 학교폭력이나 비행으로 처벌받은 학생들이 갈 곳이 없었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나눠서 지도할 공간도 없었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 부적응 학생 숫자를 보고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707을 생각했다. 장학사 생활이 어느 정도 몸에 익어가자 책상머리에 앉아 일선 학교에 당부나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
707처럼 해보자. 아니 707 비슷하게라도 해보자.
교육감실이 있는 2층을 수없이 드나든 끝에 2004년 4월 8일 ‘금란교실’이 문을 열게 되었다. 비용, 장소, 프로그램, 인적 자원, 부서 간 업무 협조 등 막막한 초행길이었다. 어둡고 거친 들판이었다. 그러나 열정과 간절한 소망이 개소식을 열게 해주었다. 장소는 신창동에 있는 교육연수원이었다. 신규교사들의 집합연수가 있던 시절에 숙식을 하면서 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쓰던 부속 건물을 수리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최초 공립 도시형 대안교육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첫발을 내디딘 금란교실은 그해 특별위탁교육 317명을 실시하였고, 교육부 특성화 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다음 해에는 교육부가 주관한 혁신박람회에서 ‘금란교실, 혁신 시범교실’을 전국에 선보였고 지방교육 혁신 우수사업으로 연이어 선정되었다.
이처럼 금란교실이 성과를 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던 것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함께 했던 지도 선생님들의 덕분이지만 제도적으로는 ‘추수지도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학교부적응 학생들이 처한 공통적인 상황이 단절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교사, 부모, 급우들 간 마음을 내려놓을 곳이 없다.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인적 자원이 ‘금란교실 추수지도위원제’이다.
금란교실의 추수지도위원들은 광주범죄예방위원들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40여 분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에서 학생 지도에 헌신한 교사나 이 분야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을 추천받아 60명이 활동하게 되었다. 십수 년 생활지도를 맡았던 선생님, 상담 분야에 뛰어난 상담전문가, 소리 없이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해오신 봉사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함께 연수를 하면서 취지를 공감하고 너나없이 시간을 내주셨다. 다음에 이분들은 광주 대안교육의 또다른 개척자의 길을 함께 걷게 된다.
금란교실에 입교하여 일주일간 생활하면서 체험학습, 적성교육, 상담활동, 진로지도, 인성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특히 단위 학교의 기억나는 스승님과 연결해 주기도 했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6개월간 추수지도위원 선생님과 연계하여 상담하고 어려움을 들어주는 추수지도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사춘기 시절을 선생님과 의지하면서 보낼 수 있는 제도였기에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는 전국으로 알려져 당시 인천, 전북, 경기, 충남, 제주교육청에서 선진지 견학 겸 벤치마킹을 해갔으며, 부산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은 관련 자료와 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금은 학교 부적응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나 학교생활교육위원회에서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학생도 오고 있으며, 학부모 특별교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매년 학생 특별교육 400여 명, 학부모 교육 200여 명으로 지금까지 누적 학생, 학부모 1만여 명이 금란교실을 거쳐갔다. 세월이 흐를수록 초짜 장학사 시절 만들었던 금란교실이 아련해진다.
오늘날 전국 지역교육청에 만들어진 Wee-Center는 광주시교육청이 개설한 ‘금란교실’의 산물이다. 2008년 3월 1일 학생교육문화회관으로 옮겨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션21 phj2930@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