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안에는 나이 많고 경륜 있는 어른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들은 지난 수십 년간 목회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한국교회의 눈부신 부흥기를 이끌었던 산증인들입니다. 물론 그들의 삶과 사역에 대해 각자의 평가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의 헌신과 열정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묵묵한 인내는 80~90년대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어낸 기초였습니다. 그 시절 개신교는 거리마다 찬양 소리가 넘쳤고, 수많은 청년과 가족들이 교회로 몰려들었습니다. 예배는 생명력 있었고, 목회자들은 존경받았습니다. 기도와 금식, 봉사와 헌신이 교회의 일상이었습니다. 그 열매 위에 지금의 교계 어른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상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젊은 세대는 교회에 대해 실망을 넘어,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교회는 부패했다”, “교회는 극단적이다.” 그 말이 마음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부패’는 교회가 부흥의 열매를 자기 탐욕으로 삼은 결과이고, ‘극단성’은 예수의 사랑을 독선과 증오로 왜곡한 모습입니다.
강단에서조차 폭력적 언어가 난무하고, 광장에서는 신앙이 정치적 구호로 탈바꿈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젊은이들은 말없이 떠납니다. 이제는 “예배가 싫다”, “목사님이 무섭다”, “교회가 창피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더 이상 교회를 자신의 삶터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교계의 어른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광훈 류, 손현보 류의 언행이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는데, 이들을 정면으로 꾸짖는 어른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두둔하고, 그들의 언어 폭력을 “진심이 아니었을 것"이라 감쌉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그런 설교에 “시원하다”, “용기 있다”며 박수칩니다. 그러는 사이, 신앙은 신앙다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 이름 아래 사랑도, 자비도, 경건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왜 어른들은 침묵할까요? 혹시 자신들의 터가 무너질까 두려워서입니까? 비판의 칼날이 자신에게도 향할까 불안한 것입니까? 신앙의 본질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어른은 자리를 내려놓고서라도 진리를 말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지금 교회에 필요한 것은, 예언자적 외침입니다. 사랑 없는 교회를 향한 쓴소리입니다. 존경받던 어른들이 이제는 권위를 지키기 위해 불의를 묵인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슬픈 교회의 타락입니다.
부디,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디 가서 대접받는 것을 자랑하지 마시고,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이들을 꾸짖어 주십시오. 예배를 장악한 혐오와 저주의 언어를 향해 “그건 예수의 길이 아니다"라고 외쳐주십시오. 복음을 정치로 포장하는 이들을 향해 “그건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십시오. 그 말 한마디면 좌절하고 냉소하던 청년들이 다시 귀를 기울일지도 모릅니다. 신앙을 비웃던 이들이 다시 진심으로 하나님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교회가 다시 사랑의 공동체로, 진리를 말하고 섬김을 실천하는 곳으로 회복될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자리를 지키는 어른보다, 진실을 외치는 어른이 필요합니다. 정말 그들의 한마디가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다시 신앙을 붙잡을 힘을 얻습니다. 부디 우리에게 열패감에 무너지지 않도록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주십시오. 그것이 진정 하나님께서 지금 이 땅의 어른들에게 원하시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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