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무엇인가. 선거철만 되면 뉴스에 나오는 구호와 말잔치들, 혹은 싸우기 바쁜 국회 모습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은 훨씬 더 깊고 넓다.
정치는 결국, 우리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고, 그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정치의 첫 번째 덕목은 방향성이다. 프랑스 대혁명이 구시대 체제를 걷어내고 자유·평등·박애라는 이정표를 세웠듯, 정치는 사회가 어디로 갈지를 결정하는 나침반이어야 한다. 여기서 방향을 잃으면 정치도 길을 잃고 만다.

두 번째는 진심이다. 국민 앞에 서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니라면, 그 정치엔 혼이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27년 옥고 끝에도 증오가 아닌 화합의 메시지를 택했다.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셋째, 정치엔 합의가 있어야 한다.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 속에서 조율은 필수다. 독일 통일은 오랜 시간 협상과 인내를 통해 이루어졌다. 총 대신 말로 풀어낸 정치의 진면목이다.
넷째, 정치가 지속되기 위해선 제도화가 필요하다. 미국 헌법 제정은 인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제도 정치의 시작이었다. 제도 없는 정치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다섯째는 국민 참여다. 1987년 한국의 6월 항쟁은 시민의 열망이 직접 정치판을 바꾼 대표적 사례다. 결국 정치는 국민이 움직일 때 비로소 변화한다.

여섯째, 권력은 언제나 책임과 견제가 따라야 한다.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대통령이라도 잘못하면 책임지는 것,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다.

일곱째, 정치는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오늘만 보고 움직이는 정치는 결국 다음 세대에 짐만 남긴다. 유럽연합의 탄생은 과거의 전쟁을 반성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통합을 선택한 결정이었다.
정치는 누가 이기느냐, 누가 더 센 말 하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정치란, 국민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집단적 노력이다.

지금 이 시기야말로, 우리 모두가 정치의 본질을 다시 바라봐야 할 때다. 정치인들은 다시 한 번 묻고 들어야 한다. “나는 국민을 위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가?"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