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신체적으로 연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 때문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과학저술가인 도킨슨(Richard Dawkins)은 우리 안의 DNA를 ‘이기적 유전자’라고 부르지만, 그의 주장대로 우리 안에 이기적 유전자만이 있었다면, 아마 인류는 이미 멸망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새겨 넣으신 ‘이타적 유전자’,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나 이외의 존재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 우리 인류로 하여금 지금까지 생존하게 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타적인 유전자 또는 공감 능력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문제는 이 능력을 우리가 완전히 잃어버리느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느냐입니다.
기독교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성’입니다. 하나님과 나, 하나님과 우리, 그리고 나와 너, 나와 우리, 더 나아가서는 인간과 지구환경, 인간과 우주 등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스모스>로 유명한 세이건(Carl Sagan)은 ‘인간은 우주의 먼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우주의 역사 속에서 탄생하고 죽음을 맞이했던 1세대 별들의 원소들이 바로 우리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처럼 우주와 지구환경은 우리 몸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그 우주 또한 창세기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선언 하신대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인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인간들이 잠시 활동을 멈춘 사이, 일시적이기는 했지만, 지구별의 곳곳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공기 중 유해 물질이 줄어들어 맑은 하늘이 드러났고, 인적이 뜸해지자 동, 식물들의 개체 수가 늘어났습니다. 각종 오염물질이 줄어드니 물이 맑아졌고, 물이 맑아지니 수많은 물속 생물들이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간 오로지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흔적들만 보이던 하늘과 바다에서 신의 창조물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환경전문가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되면 이전보다 더한 환경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체감했듯이 지난 해 여름은 폭염으로 무척 더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말하기를 2024년 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여름 중에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매년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입니다. 자본의 논리만을 따라 수많은 산업 현장들은 몇 배 더 가동되었고, 짧은 기간 동안에 오염 수치가 급증하여 2024년에는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2도로 상승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1.5도 상승은 지구 멸절을 막는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10:10)”.
예수님께서 악한 영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구원하러 오셨다고 확신케 하는 말씀으로 자주 인용되었습니다. 과연 누가 도둑일까? 탐욕과 이기심에 눈이 먼 인간들. 이렇게 표현하면 나와는 거리가 먼 어떤 존재가 아닌 바로 나이며 우리 모두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예수에게서 생명을 풍성히 얻는 것은 누구일까? 지금까지 인간이 헤집어 놓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생각해 본다면, 결국 “양들”에서 제외될 것은 우리 인간들이지 않을까? 그간 우리가 벌인 일들을 생각하면 그 어떤 변명이나 불평도 내세울 염치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오신 목적은 신음하는 모든 피조세계를 회복하시기 위함입니다. 이제라도 생태적 관점에서 성경을 읽고 생태적 회심에 따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창조주께서 만드신 피조세계를 회복시켜 지속가능한 지구공동체를 세워나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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