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시작되고 불과 보름여만에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비극이 이 나라에서 일어났다. 지난 해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 제주항공 2216편이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하여 대한민국 무안군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도중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소재의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하여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사건이 그 하나다. 나는 현장에 두 번을 다녀왔다. 조용히 둘러보았다. 대합실에 가득한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설치된 가족 텐트, 그 안에서 들리는 통곡들, 나는 몸을 둘 곳이 없었다.
그 충격이 아직 남아있는데 이번엔 나라의 최고 통치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호송차에 실려 공수처로 걸어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권력에 불구하고 역시 초라한 한 인간임을 본다. 실시간으로 전세계로 생중계된 이 불미스러운 소식은 그 사건 자체로 지울 수 없는 역사의 비극이다. 통치자의 체포 소식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정점에 있던 사람도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하나님의 심판을 떠올린다.
하나님의 심판은 단순히 미래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현재적 실재이다. 요한복음 안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는 말씀이 들어있다. 이는 심판의 현재성을 말한다. 최후의 심판 안에 들어있어 집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심판에는 최후의 심판이 예정되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적 심판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오지 않은 집행이라도 반드시 오고야 말 순간, 선고와 집행 사이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 사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 그것은 절대자의 자비를 기대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다. 그것을 성경은 ‘회개(悔改)’라는 특별한 용어를 사용한다. 회개란 뉘우침이나 반성이 아니다. 전혀 다른 차원의 용어다. 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뉘우치는 것을 넘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죄를 깨닫고 용서의 절대 권한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 즉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회개는 메타노이아(metanoia)라는 단어로 신약성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이 단어는 ‘마음을 바꾼다', ‘생각을 바꾼다'는 뜻이며, 그 안에는 썩게 만드는 것들을 실제로 칼로 도려낸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단순히 감정적인 후회를 넘어, 삶의 가치관과 목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참된 회개는 큰 고통이 수반되고, 바로 여기에 죽을 죄를 지은 자라도 용서라는 은혜의 통로가 열린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직하게 살 것인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할 것인가? 이웃을 사랑할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와 같은 크고 작은 선택들이 바로 하나님의 현재적 심판의 근거들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 예에서 보듯이, 세상의 법도 권력자를 예외로 두지 않는다. 하물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심판은 얼마나 더 공정하고 정확할 것인가! 절대자 하나님 앞에서는 부와 명예, 사회적 지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우리의 마음과 행실만이 심판의 기준이 된다.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하나님의 현재적 심판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그래서 축복이 될 수 있다. 심판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믿음의 삶이고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다.

“이는 우리가 다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게 되어 각각 선악 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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