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창세기 1:26절에서도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로 나온다.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 것인가?” 루터는 하나님은 우리를 설득하고자 원하시며 그 자신의 영광과 위엄을 사용하시지만, 때로는 이스라엘을 위하여 모욕을 당하실 때도 있다고 하였다. 칼빈은 창세기 1:26절과 비교하였다. 하나님 안에 삼위(三位)가 있음을 지적해준다는 견해에 동의한다고 하였다. 그는 또 “하나님은 자신과 말씀하시고 복수로 계시면서 말씀하신다. 그는 곧 아들과 성령과 함께 의논 하신다.”고 하였다. 루터의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이사야의 소명과 파견을 통해서 “나와 우리”의 개념을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계약을 맺으셨다. 선택된 백성으로서의 계약(브리트)이다. 하나님과 인간과의 계약이다. 이는 인간 편에서 생각할 때 은총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계약을 통해서 이스라엘과 땅 위에서 함께 묶여 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함께 있는 “우리”가 되었다. 이사야 역시 “우리” 가운데 있었으며 “우리”의 불결한 가운데서 속죄를 체험했다. 이때부터 이사야는 “우리” 가운데서 탈출하였다. 그리고 나, 개인, 단독자로 실존적 신앙을 고백하였다. 그런 다음 다시 불결한 백성 가운데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 이스라엘과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하나님의 소명은 우리가 받은 것이 아니다. 내가 받아야 한다. 불결이 씻겨지고 정결한 자로 거듭날 때 하나님의 일을 할 수가 있다. “타메”(불결함)가 “타헤르”(정결함)로 변해야 한다. 이것이 이사야의 체험이다. 그는 우리 주에서 나와 내가 되었으며 다시 우리 가운데 곧 이스라엘 가운데로 들어갔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힌느니). 준비가 끝났으며 각오가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파견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이 고백은 자기 존재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고백이 아니다. 하나님께 압도당한 순종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현현(顯現)으로 이사야를 설득했으며 정결을 경험하게 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소명하여 쓰기 위해서이다. 이사야는 하나님을 체험한 후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죄인임을 깨달았다. 이사야가 자격이 있어서 소명 받은 것이 아니다. 오직 은혜의 산물이다. 주권이 하나님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는 평생 동안 이 은총에 대한 응답으로 예언자의 길을 걸었다. 이사야는 신 체험을 통하여 옛 상태에서 벗어났으며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게 되었다. 그는 체험적인 숯불에 의하여 정화되었다. 그리고 용맹스럽게 변하였다. 시대의 아픔을 자기가 담당하였다. 그는 하나님을 위하여, 조국 유다를 위하여 생명까지 내놓을 준비를 완료하였다.
이때부터 이사야는 자기를 부르신 하나님, 파견한 자의 뜻을 따라 고난의 길을 가야 했다. 속죄의 경험은 봉사자로서의 응답이요, 그의 가는 길은 비록 고난의 길이요, 험난한 길이라 할지라도 그 길로만 가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과 함께 가는 희망의 길이다(시 51:13-15). 이미 하나님의 현현으로 미래가 앞당겨온 길이었다. 곧 미래가 현재를 지배하는 주님의 길이었다.
이사야는 죄를 사함 받음으로 영의 눈이 열렸다. 그는 침묵 속에서 고뇌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렸으며 순명으로 따랐다. 이사야는 영적 자각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에 동의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었다. 그는 우주 저편에서 종말까지 역사의 미래를 내다보는 영안(靈眼)을 가진 예언자였으며 메시야 탄생까지 예시하는 신의 사람이었다. 이사야는 오직 하나님의 종으로 순종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으로 신탁을 선포하는 거룩한 예언자가 되었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이며, 동시에 오늘날 제자로 소명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이기도 하다(눅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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