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낮으로는 무더위가 남아 있지만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폭우와 태풍 더위의 삼박자가 우리의 여름을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지만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되는 시절이다. 아마도 여름을 보내면서 가장 많이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힘들어 죽겠다는 말일 것이다. 더워 죽겠네, 습해 죽겠네 등과 함께 수시로 우리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일 것이다. 비단 힘들다는 말은 여름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 수시로 입에 오르내리는 말일 텐데, 오늘 소개하는 책 제목은 보통의 힘들어 함과는 다른 결의 내용이 될 것 같다.
“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는 사랑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위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인 손성찬은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조직 신학(Th.m)을 수료했다. 그 후, 군종 목사와 람원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를 거쳐 현재는 서울 이음숲교회 담임 목사로 섬기고 있다. 또한 팟캐스트 「떠람데오」 공동 진행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앙인 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마음은 바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 조차도 사랑하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사람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짐이 되거나 때로는 삶의 근심과 걱정이 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이러한 사람의 관계를 추울 때 입는 옷에 빗대어 이야기 한다. 옷은 많이 입을수록 두꺼워질수록 점점 무거워진다. 그러나 누구도 이것들을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들이 추위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이기에 그렇다. 분명 무게감이 상당하지만 외면하기 보다는 도리어 더 입으려고 한다. 신앙인이 짊어 지는 사랑의 짐과 수고가 바로 이와 같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랑하느라 힘들어지는 이유는 바로 그 행위가 나를 위하고 나를 살리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 버렸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추위에서 나를 지켜주는 옷이 무겁고 거추장스럽다고 벗어 버리는 순간 추위에 노출된 몸은 체온을 잃어버리고 결국에는 죽게 되는 것이다. 누굴 위해서 사랑의 짐을 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해서 그 짐을 지는 것이 바로 사랑의 의미인 것이다. 책을 보면 다양한 일상의 상황들과 그에 맞는 사랑의 의미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신학적으로 심오한 지식이나 원리를 일상의 삶의 경험과 연관지어 사랑의 의미와 그것을 실천하다가 어려움을 만난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 책의 내용을 통해 전달됨을 느낀다.
책을 덮으며 저자가 각 챕터를 마무리 하며 짧은 글로 주제를 정리해 놓은 글귀 한 구절이 떠오른다.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듣는 것이다.” 과연 나는 내 이웃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는가? 교우들의 이야기, 가족들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는가? 경청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며 사랑하느라 힘든 이유는 바로 이 경청이 잘 되지 않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며 정작 남이 필요한 이야기는 듣지 않아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아 남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오해하지는 않았는지 창밖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얼굴로 느끼며 삶을 다시금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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