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부정 부패한 국가와 사회는 멸망했다. 부정 부패는 사람과 사회를 타락시킨다. 이기적이며 탐욕스럽고 음란하기까지 하다. 우린 공정한 사회, 깨끗한 사회를 원한다. 우리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공서에는 공정, 공평, 깨끗, 이 같은 단어로 구성된 표어를 입구에 크게 보이도록 설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번 어느 공기관을 방문하면서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업무 관련한 여담을 나누면서 우리의 공기관이 대외적 평가와는 달리 형식적인 업무 처리 등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상실하는 사례들을 듣게 됐다. 매년 공기관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감사와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 기관에는 우수기관 표창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금전적인 이익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임직원들이 상급을 위해 기관 평가 제도를 이용해 해마다 평가를 임의적으로 오르락내리락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년 대비해서 일정 수준 향상되면 우수기관으로 평가되어 임직원들에게 상급이 따르게 되니 상위 수준에 올라가면 일부러 한 해에 평가 수준을 대폭 떨어뜨리고 다음 해부터 몇 년간 다시 순차적으로 평가점수를 올려 임직원들이 이에 따른 혜택을 받게 하는 일들을 아무런 양심에 거리낌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직자의 근무 태만과 형식적인 업무처리 등을 엿볼 수 있었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공기관의 업무 방식, 거짓 포장된 평가로 인한 국민의 세금이 낭비 되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국가의 안녕과 발전을 개의치 않는 이와 같은 이기적인 분위기는 우리 사회 지도층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대선 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언론에 오르내리며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박탈감을 주고 있는 대장동 개발과 위례신도시 사업 특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울산 역세권 임야 투기 사건 등은 모두 대한민국의 미래와 정권을 두고 실질적인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국가 지도자급들의 현 주소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다음 총선 승리만을 외친다. 이들의 오로지 관심은 국민의 이목은 상관없고 언론을 통해 궤변으로 진실을 호도하여 오직 내가 국가의 주인이 되겠다는 속뜻일 것이다. 참 기가 막힐 뿐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있는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을 믿고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 것인가?
세상 돌아가고 있는 일에 관심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내 자신을 자책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 자녀 중 하나가, 형제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도 바로 옆에서 스마트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내가 보게 될 때 아마 아버지로서 나는 머리 끝까지 치솟는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산상수훈의 교훈을 주셨고 또 우리에게 고아와 과부, 나그네 등 세상에서 약자 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부정부패 사회에서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과 고아들. 위기를 당해 발을 동동거리고 비빌 언덕 없이 악을 쓰며 버티고 있는 무주택 이웃들, 질병에 고통 당하고 있지만 기댈 자녀가 없어 고독한 노인들, 밑천도 없는 외로운 과부들, 인정을 나눌 사람 없어 눈치 보는 나그네 같은 수많은 약자들에게 우리의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 주변에서 고통으로 아우성을 치는 이들의 몸부림을 보지 못할 때, 나중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 나는 내 일에 충실하느라 이들을 못 봤다고 변명해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은 마태복음 25장에 기술된 ‘기름을 준비 못한 다섯 처녀’ 이야기와 ‘한 달란트를 받은 종’ 이야기.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지 아니한 왼편에 있는 자가 영벌에 처한’ 이야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가 조직적으로 우리 사회 부정부패를 타개하고 약자를 위한 안정된 환경과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실천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