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그렇게 하여 5천 명 이상이 그 아래 인공으로 만든 깊은 골짜기에 떨어져 죽었다. 또 다른 4천 명은 로마 군대의 손에 살해되었다. 당시 예루살렘 성의 정황은 유대인들 내의 두 적대적인 분파<열심당(셀롯당)과 온건파>사이의 전장(戰場)이 되어 있었다.
열심당은 성전을 장악하고 그것을 자기네 요새로 삼았다. 그곳을 거점으로 하여 그들은 약탈과 살인을 자행하였다. 후에 대제사장 아나누스가 민중을 일으켜 셀롯당에 항거하였다. 열전이 벌어졌으며, 결국 셀롯당은 성전 구내에 포위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나누스는 전투를 성역 내로 밀고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으므로 6천 명의 경비를 시켜 포위된 셀롯당을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셀롯당은 비밀리에 두 명의 전령을 도시 밖으로 탈출시켜 이두매 사람들에게 원조를 청하였다. 얼마 가지 않아 이두매 군대 2만 명이 예루살렘으로 진군하였다. 한 무리의 셀롯 당원들이 어둠과 폭풍을 틈타서 경비병을 피해 나가 이두매 사람들이 들어오도록 성문을 열어 주었다. 결국 이들 사이에 유혈 참극이 벌어졌으며, 온건파는 참패를 당하고 아나누스는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예루살렘이 내분으로 인해 비틀거리고 있는 동안, 로마군대는 그들의 전투를 강화하며 계속 진군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로마 제국 자체도 심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는 반란이 일어나고 강력한 정치 세력들이 네로를 반대하고 일어섰다. 결국 로마 원로원은 네로에게 사형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네로는 사형을 피해 68년 6월 9일에 자살하고 말았다. 베스파샨이 예루살렘으로 진군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 네로가 자살하였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이 때문에 그는 새로운 황제의 의향을 알고자 공격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 서로 경쟁하는 세 명의 황제 후보자들, “갈바”, “오토” 그리고 “비텔니우스”가 잠깐씩 차례로 황제의 자리에 앉았다. 베스파샨은 군부로부터 황제가 되라는 요청을 받고(A.D 69년에), 전쟁을 지휘하는 일을 중단하고 황제의 자리를 얻기 위해 지위를 굳히는 데 전념하였다.
그 동안에도 예루살렘 내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셀롯당의 행동에 관하여 요세푸스는 이렇게 보고하였다. “그들의 약탈은 한이 없었다. 그들은 부자들의 집안을 뒤적였으며, 재미 삼아 남자들을 죽이고 여자들을 겁탈하였고, 피로 물든 노략물을 집어삼켰다.
그들은 단순히 지루함을 달래고자 여자 같은 행동을 하였고 머리를 단장하고 여자 복장을 하고 향수에 몸을 적시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하여 눈언저리를 물감으로 그렸다.
그들은 진흙 속에서 딩굴었으며, 도시를 온통 매음굴로 만들고 추잡하기 짝이 없는 행동으로 도시를 더렵혔다. 그들의 얼굴은 여자같이 꾸몄으나 손은 살인자의 그것이었다. 그들은 살금살금 걸어와서는 불량배로 돌변하고, 옷자락 속에서 칼을 빼내어 지나는 사람들을 무턱대고 찔렀다.” 상태도 험악한 데다가 이제는 예루살렘에서 도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셀롯당은 로마사람들에게 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가진 수단을 다 사용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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