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계 인사들이 본의 아니게 욕을 먹고 있다. 이쪽저쪽을 격려하기 위해 나선 선의의 후보 캠프 방문이었지만 치열한 여론전을 전개하며 지지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캠프 관계자들은 교계 인사들이 상대방 캠프에서 했던 언행들 때문에 서운 한 것이 많은가 보다. 교계 인사들은 이들의 애타는 마음과 이해타산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러한 오해의 저변에는 그동안 몇 번의 해프닝이 있었다고 한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캠프 개소식 또는 기도회 등의 명분으로 교계 인사들이 선거캠프를 드나들면서 벌어졌던 일이다. 나라와 지역 발전을 위해 당연히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지지를 표명할 수 있다. 그러나 관심과 정견이 지나치면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다. 그래서 처신에 따라 개인이 아닌 단체 이름이 누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했다. 부활절을 지나면서 우리의 언행과 신앙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려면 먼저 하나님의 뜻은 무엇이고 뜻대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성경 창세기에서부터 복음서를 거쳐 요한계시록까지 보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죄를 지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인간의 죄를 용서하신 것을 믿는 인간을 구원하시고 다시 이 땅에 오셔서 심판하시며 구원 받은 인간을 새 예루살렘에서 영원히 살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리고 보혜사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사는 것이 구원받은 인간이 사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여기에 맞추어 조명해보면 하나님의 뜻대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사는 지 그렇지 않는 지 알 수 있다.
내 삶을 조명해보니 얼룩지고 피투성이다. 세상가치와 탐욕에 빠져 살다 뒤늦게 은혜로 기독단체의 허울을 쓰고 살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에 부딪치면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칠 때도 있었고, 어떤 때에는 주님의 손길로 쉬이 곤경을 넘어서곤 해서 ‘은혜’를 늘 품고 살았던 것 같다.
다시는 어떤 시련이 와도 흔들리지 않은 담대함과 믿음이 있다고 자신했지만 벼랑 끝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님의 손길이 나타나길 잠잠히 기다리지만 어느새 내면 깊은 곳에서 요동치는 소리가 들린다. 혼자면 버티겠는데 지켜야 할 가족 친지들이 있다 보니 믿음도 한낱 지푸라기처럼 흩어지고 만다.
생각해보니 나는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을 사랑의 하나님으로만 이해했다. 그래서 나를 위해, 인간을 위해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여기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라며 늘 찬양했지만 공의의 하나님보다 나, 사람을 우선시 하는 인본주의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지배받는 삶을 살다보니 말은 “주신 이도 하나님,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라고 앵무새처럼 읊조렸지만 사실 “내 형편 아시죠 주님” 하면서 늘상 나를 먼저, 사람이 먼저였다. “사랑의 하나님은 분명 나를 이해하시고 언제나 날 사랑하시지”라는 자기중심적인 사이비 신앙을 갖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잘못 알았던 것이다. 성령 충만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성령의 인도를 받기보다 내 생각을 더 옳게 여기는 상태로 전락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하나님이 허락하신 내 고난의 이유를 알게 됐다. 어리석은 나를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목사님의 가르침으로 내가 지고 있었다고 믿었던 십자가의 실체를 보게 되었고 공의의 하나님의 깊은 사랑의 뜻을 알게 됐다.
나는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성경에서 요셉도 곤경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시므로 그의 범사가 형통하게 되었다고 기록돼 있던 것을 빗대어 “형통의 삶의 실체는 하나님께 끌려 다니는 것이다”며 “연단 받는 중이니 정금처럼 나올 것이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용기를 얻곤 했는데 이러한 자뻑과 인본주의적인 신앙이 내 삶의 오랜 침체를 가져 오게 된 것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숱하게 잘못된 삶을 합리화하면서 의인처럼 살아보고 싶어 했었던 죄성을 들여다 본 은혜, ‘부활절’의 단상을 지인들과 함께 나누며 통렬히 비판을 받아야만이 그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