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계속-> 한 나라의 경제가 추구하는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균등한 분배와 효율성이다. 곧 경제의 공평성과 국제경쟁력의 역동성이다. 과거에는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을 앞세웠지만, 21세기에 들어서 형평성이 추락하면, 효율성 역시 떨어진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땅 투기’는 평등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소득 불평등의 주범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부동산소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법인들이 ‘땅 투기’의 주범이다. 2005년에서 2016년 11년간 개인의 토지 소유면적은 11억 4000만 평이 줄어들고 법인의 토지 소유면적은 25억 6000만 평이 늘어났다. 개인은 팔고 법인은 사들인 것이다. 대체 법인은 왜 이렇게 땅을 많이 사들인 걸까? 1996년에서 2016년까지 20년 동안 국민총소득에서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4%p(15.7% 24.1%)나 증가했는데, 기업은 늘어난 소득을 토지 투기하는 데 쓴 건 아닐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기업의 토지 투기는 개별 기업에게는 엄청난 이득을 안겨줄지라도 ?姸?전체에는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토지 투기를 하지 않았다면, 토지가격은 안정되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보다 많은 토지가 생산에 이용되고 신규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자본재에 투자하는 ‘총고정자본형성’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비생산비금융자산(90% 이상이 토지로 알려져 있음)의 순구입(구입-판매) 비율을 보면, 한국의 경우 2005~2016년 동안 평균 15.92%인데 반해 OECD 평균은 1.49%, 즉 한국이 OECD 국가의 무려 10배나 된다. 이것은 생산적인 곳에 1억 원 투자할 때 한국은 토지 구입에 1592만 원을 지출한 반면, OECD 국가들은 149만 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통계를 통해서 우리는 한국의 기업이 토지 투기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땅 투기’로 소위 졸부가 된 사람들에 대한 1989. 7. 8일자 동아일보에 난 기사이다. 5천만 원짜리 장롱, 3천만 원짜리 양탄자, 9백5십만 호가의 양변기, 8백만 원의 4인용 소파, 3백만 원짜리 핸드백이 불티나게 팔리며 평당 20만 원 호가의 타일, 40만 원의 접시, 1억5천만 원의 BMW 승용차 등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실상이다. 재벌들이 자숙하지 않고 부유층들이 반성하지 않으며 큰 교회들이 땅 투기를 계속하고 있는 한, 하나님의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땅 투기’를 근절하여 다함께 사는 운동을 전개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 화(호이, 禍)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늘이 야하훼의 것인 것처럼 땅도 야하훼의 것이다(레25:23). 어떤 특정한 사람들만의 소유가 될 수 없다. 한국 사회와 교회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각자의 이기적 시각과 탐욕을 버리고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돌아가는 길만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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