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온 후 한 달이 지났을 때 애굽에서 가지고 나온 곡식이 바닥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와서 굶어 죽게 하는도다.” 이들의 원망은 표면적으로는 먹을 것이 없어 불평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애굽에서 나온 것에 대한 후회입니다. “애굽에서 차라리 죽었다면 출애굽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현재의 고통도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상황인식입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가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모세에게 양식과 고기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출애굽의 하나님은 우리를 죄로부터 해방시켜주시는 하나님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굶주림에서도 해방시켜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저녁에는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이시고 아침에는 떡으로 배불리시리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녁에 메추라기가 진영 가운데 떨어졌습니다. 아침에는 이슬이 마른 후에 땅 위에 둥글고 작은 것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 양식의 이름을 만나라고 했습니다. 만나와 메추라기 이야기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하나님은 만나를 통하여 새로운 경제 원칙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이 만나를 거둘 때 가족의 수에 따라 날마다 필요한 양만을 거두도록 하셨습니다. 한 사람이 많은 양을 독점하면 다른 사람들이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만큼만 거두고 이웃과 나누는 원리입니다. 인간은 먹을 것이 충분해도 끝도 없이 모읍니다. 다 먹지 못해서 곡식이 썩어나가도 모읍니다. 창고가 가득 차도 그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창고를 키웁니다. 독점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이 먹지 못하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살지 말라고 새로운 경제원리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성경학자들은 이것을 출애굽의 경제원리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애굽의 경제원리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애굽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높은 사람들이 백성들을 시켜서 들판에서 만나를 거둬오게 할 것입니다. 그러면 거둬온 만나가 수북이 쌓일 것입니다. 그중에 아주 적은 양(죽지 않을 만큼만)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전부 창고에 쌓아둡니다. 그렇게 부가 쌓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부는 다시 권력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면 또 그 권력을 이용하여 가난한 백성들을 더욱 착취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못된 경제원리를 싫어하시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만큼만을 거두고 나머지는 이웃의 몫으로 남겨두게 하셨습니다. 출애굽의 경제원리는 모든 사람이, 아니 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생명과 자유를 보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날에도 모든 사람이 먹고 남을 만큼 양식을 주십니다.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독점과 탐욕이 사람들을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은혜는 누구도 혼자서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 나누고 아무에게도 모자람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출애굽의 경제원리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만나를 통하여 안식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6일에 만나를 거둘 때는 다음 날 먹을 것까지 두 배를 거두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제7일에는 쉬면서 미리 거두었던 것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안식을 주시기 위하여 이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일할 때는 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 쉬는 법을 알게 된 것입니다. 신비로운 것은 안식일에는 일하지 않아도 양식이 공급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먹고사는 것이 자신이 흘린 땀의 결과 때문만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것이라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안식일의 계명을 외면하고 날마다 부지런히 산다고 해서 반드시 바라는 것을 모두 얻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면서 안식을 누릴 때 오히려 창조적이고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삽니까. 하나님의 은혜로 삽니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는 분이십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돌보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오늘 우리에게도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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