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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0(수) 11:34
마음 읽어주기
미션21 phj2930@nate.com
2023년 08월 11일(금) 11:37
박주정
광주광역시 진남중학교 교장
오늘은 “마음읽어주고 공감하기”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교장실은 북새통입니다. 쉬는 시간만 되면 학생들이 와서 저를 보고 ‘박투도 주투도 정’ 인기드라마 우영우의 흉내를 내라고 계속 괴롭힙니다.
깔깔거리며 돌아가는 그 애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쉬는 시간에 교정에서 만나면 우르르 몰려와서 전부 다 손벽 인사를 하자고 난리입니다. 참 학교가 천국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여학생은 교장실로 찾아와서 멀리서 볼 때는 못 생겼더니 가까이서 보니까 잘 생겼다는 둥 생각보다 키가 적다는 둥 떠들다 시작종소리에 쫏겨 교실로 달려갑니다
이렇게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잘 모르는 학부모님이 찾아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학교 학부모는 아니지만 자기가 너무나 힘이 들어서 자녀 상담을 하고 싶어서 왔다고 합니다. 그분의 아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주 학교를 잘 다니고 모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1이 돼서부터 자기가 공부를 하는 만큼 실력이 안나오니까 방황을 하면서 전학을 여러번 다니다가 이젠 부모도 아이도 지쳐서 손을 놓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는 완전히 마음이 피폐해져 버렸고 이제는 선생님께 반항까지 하며 부모 말까지 듣지 않는다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했습니다. 그 어머니는 곧 얼굴에서 눈물이 쏟아질 것만같이 힘들어 하였습니다. 나는 아이를 한번 만나고 싶다고 했고 학교시간이 끝나고 밖에서 만났습니다.
나는 아무말 없이 손을 잡아주고 그 아이가 3년 가까이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고통받고 상처받고 잘하고 싶은데 안 되는 그 마음을 독백하듯이 읽어주었더니, 불량하게 앉아있던 모습을 바로 고쳐 세우고 계속 울고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마음을 읽어준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까지 서럽고 힘들었던 게 한 순간에 녹아내린 모양입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 들어주고 고개끄덕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나자 그 학생은 신들린 듯이 자기의 심정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에게 미안하고 선생님께 죄송하고 그리고 자기도 너무나 힘들어서 죽고 싶어 자해를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숨을 고르면서 제안을 했습니다.
너의 꿈이 무엇이냐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하면 되겠는가를 물었습니다.
막연하게 이야기 한 것을 구체화 시켰습니다.
그 아이는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교장선생님 다시 한번 해보겠어요. 할수 있을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계속 저한테 카톡이 옵니다. 즐겁다고. 그리고 해보겠다고.
언제든지 너의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네 편이 되줄 것이라고 나는 약속했습니다. 그 아이는 이틀 만에 정말 거짓말 같이 살아난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정말로 감사하다고 아이가 기운을 차리고 자기 방을 정리하고 교복을 다리고 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유리알 같습니다. 조금만 따뜻하게 해주면 금방 마음을 곧 잡습니다. 물론 지속적인 일일지 아닐지는 더 두고봐야 겠지만 다시 힘들어할 때 다시 개입하면 될것입니다.
간단합니다. 마음 읽어주고 몰입하여 들어주고 구체화 시켜주는 것!
그 학생이 다시 힘을내어 환하게 웃고 자기의 꿈을 이루어 갈날이 지난할 지 모르지만 기다리고 기도할 것입니다.
미션21 phj293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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