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정자(亭子)에 오르자
지리한 여름장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반짝하고 나온 햇살이 아까워 근방에 있는 정자들을 둘러보기로 하고 나섰는데 의외로 좋은 힐링의 시간이어서 추천해 본다.(자료:담양군청인용)

송순의 면앙정 시가창작의 산실 당대 호남제일의 가단 이뤄
정철의 송강정, 조정에서 물러나 창평에 은거 사미인곡 지어
호남의 대표적 누정문화 보여주는 환벽당 인문학적 가치 으뜸

▲면앙정
담양군 봉산면 면앙정로 382-11, (061) 380-3732
지방기념물 제6호 지정(1972년), (정면 3칸, 측면 2칸), 조선시대(1560)
1533년(중종28)송순(宋純:1493~1583)이 건립하여 이황(李滉:1501~1570)을 비롯한 강호제현들과 학문을 논하며 후학을 길러내던 정자이다. 봉산면 제월리 제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형태에 추녀 끝은 4개의 활주가 받치고 있다. 목조 기와집으로 측면과 좌우에 마루를 두고, 중앙에는 방을 배치하였다. 현재의 건물은 여러 차례 보수한 것이며 최초의 모습은 초라한 초정으로 바람과 비를 겨우 가릴 정도였다고 한다. 송순은 면앙정 가단을 이루어 많은 학자·가객·시인들과 함께 면앙정을 시가 창작의 산실로 만들었다. 정자 안에 이황·김인후·임제·임억령 등의 시편들이 판각되어 걸려 있는 이곳은 송순의 시문활동의 근거지이며, 당대 시인들의 교류로 호남제일의 가단을 이루었던 곳이다.

▲송강정(松江亭)
담양군 고서면 송강정로 232, (061) 380-3752
지방기념물 제1-2, (정면 3칸, 측면 3칸), 조선시대(1585)
송강 정철은 선조 17년(1584)에 대사헌이 되었으나 동인들이 합세하여 서인을 공박함이 치열해지자 마침내 양사(兩司)로부터 논척(論斥)을 받아 다음해 조정을 물러나자 이곳 창평으로 돌아와 4년 동안을 평범한 인간으로서 또한 시인으로서 조용한 은거생활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사미인곡을 썼던 것이다. 『사미인곡』은 연군지정(戀君之精)을 읊은 노래이다. 그 수법은 한 여인이 남편을 이별하고 사모하는 정을 기탁해서 읊은 것인데 송강 자신의 충정을 표현한 노래이다. 심각한 실의에 빠져 있었던 때라 송강은 이때 세상을 비관했고 이곳에서 세월을 보냈다한다.
중재실(中齋室)이 있는 구조이며 정면엔 송강정, 측면엔 ‘죽록정’이란 현판을 가지고 있다.
전면과 양쪽이 마루이고 가운데 칸에 방을 배치하였다. 정각 바로 옆에는 1955년에 건립한 《사미인곡》 시비가 있으며, 현재의 건물 역시 그때 중수한 것이다. 둘레에는 노송과 참대가 무성하고 앞에는 평야가 펼쳐져 있으여, 멀리 무등산이 바라다보인다. 광주를 오가다 가끔 오르면 시원하기가 그만이라 잠시 땀을 식히며 쉬어가기에 좋은 접근성이 있다.
▲식영정(息影亭)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59, 061-380-2810
명승 제57호,(정면 2칸, 측면 2칸), 조선시대(1560)
식영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며 특이한 것은 한쪽 귀퉁이로 방을 몰아붙이고 전면과 측면을 마루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서하당 김성원이 명종 15년(1560)에 창건하여 장인(丈人)인 석천 임억령에게 증여한 것으로, 송강 정철은 이곳 식영정과 환벽당, 송강정(松江亭) 등 성산 일대의 미려한 자연경관을 벗삼아 『성산별곡』을 창작했다. 식영정 옆에는 1973년 송강집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을 건립하였으며, 1972년에는 부속건물로 부용당, 성산별곡 시비(詩碑)가 건립되어 있다. 1972년 1월 29일 인근 환벽당, 송강정 등과 함께 <정송강유적-식영정>으로 지방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9월 명승 제57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식영정은 빼어난 절경위에 자리하고 있고 광주호 생태공원까지 가까이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환벽당
광주 북구 환벽당길 10, 062)510-1226, 명승 제107호
환벽당(環碧堂)은 푸르름이 고리를 두르듯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시가문학과 관련된 국문학사적인 인문학적 가치가 매우 큰 곳이며, 별서원림으로서 가치가 우수한 호남의 대표적인 누정문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환벽당은 사촌 김윤제(沙村金允悌, 1501~1572)가 노년에 자연을 벗 삼아 후학양성을 목적으로 건립한 남도지방의 전형적인 유실형(有室形)정자로 가까이에는 무등산 원효계곡의 계류가 흐르며 계곡아래 증암천주변에는 배롱나무가 아름다운 장관을 이뤄 자미탄(紫薇灘)이라 불렀다.
식영정과의 거리가 약 250미터 정도 되는데, 환벽당 주인 김윤제와 식영정 주인 김성원이 창계천에 무지개다리를 놓고 서로 왕래하였다고 한다. 정철이 14세에 김윤제를 우연히 만나고 27세에 관직에 나갈 때까지 10여 년 동안 유숙하였던 곳이 바로 환벽당이다. 송시열이 판액을 썼으며 임억령의 시가 현판에 걸려 있다.
면앙정 송순은 서하당 김성원이 식영정을 건립하고 3년이 지난 뒤 1563년 식영정의 시를 차운하며 ‘식영정과 환벽당’은 형제의 정자라고 하면서, 소쇄원과 식영정, 환벽당을 가리켜 한 동(증암천)안에 세 명승 즉, 一洞之三勝이라 말한다.
식영정과 환벽당 근처에는 취가정, 가사문학관, 소쇄원, 광주호호수생태공원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 여행에 관한 문의는
010-5676-8291, kk65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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