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서
그는 단독자가 되어 돌아왔다. 아들 이쯔하크는 살아있지만 이미 그를 하나님의 제물로 드렸기 때문에 이제 이쯔하크는 자기의 아들이 아니라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행동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저기”로 갔기에 하나님은 자신을 “아브라함의 하나”이라 부르도록 허락하셨다. 그리고 그는 원초적인 믿음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어, 믿음의 조상, 선민의 조상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힌네”와 “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는 항상 “저기”에 있었고, 또한 “저기”로 계속 향하셨다. “여기”에 붙잡아 두려는 사단의 계략에 예수 그리스도는 단 한 번도 붙잡힌 적이 없으시다(마4:1-11). “저기”에는 아버지의 뜻과 고난과 십자가 아버지의 영광이 있기 때문에, 예수님은 “저기”로 가기를 굳게 결심하신다(눅9:51, 사50:7). 그리고 그는 항상 “저기”를 향하여 가고 “저기”만을 고집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하셨다(눅9:52-53, 요6:41, 52, 60, 66). 그러나 그분은 “저기”로 향하시면서도 결코 자신의 일상을 놓치지 않으셨다(눅13:22).
예수 그리스도의 “여기”와 “저기”의 명쾌한 구분은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에서 볼 수 있다. 제자들은 “여기”에서 졸고 있었고, 예수님은 “저기”로 가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다(마26:36-44). 주님의 “저기”는 온 인류를 구속하기 위한 슬픔과 통곡, 죽음의 쓴 잔이 있는 곳이다. 주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다시 “여기”가 되고, 그분은 다시 아버지가 가리키신 “저기”의 십자가로 넘어가셨다. 그분은 “여기”의 십자가의 죽음에서 다시 ”저기“의 부활과 승천으로 넘어가셨다. 이제 그리스도는 다시 ”저기“로 재림하여 온 인류를 심판하고 구원을 얻은 자들을 영원한 자신의 나라, 곧 “거기”로 인도해 가려고 다시 오실 것이다.
제자들의 “힌네”와 “샴”
예수님의 제자들은 3년 동안이나 그와 함께 하였으나 결코 그들의 마음에는 주님이 가르키셨던 “저기”가 없었다. 항상 그들의 내면에는 “여기” 뿐이었다(막10:35-45, 행1:6). 때때로 주님은 제자들을 “여기”에서 “저기”로 가도록 훈련하셨다. 주님 자신이 제자들로 하여금 “저기”로 가도록 권고하고(눅18:31) 앞서 인도하셨다(눅19:28). 그리고 때로는 제자들이 안주하려는 “여기”를 철저하게 박탈하여 “저기”로 향하게 하셨다. 5병 2어로 5천 명을 먹이신 후 예수님의 일행은 군중에게 엄청난 환영을 받았고, 주님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제자들은 군중의 인기에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우쭐댔다. 군중은 예수님에게 십자가 없는 왕관을 씌우려 하였다. “여기”에는 왕관과 인기만 있다(요6:15). 그러나 “저기”에는 하나님의 뜻과 십자가만 있다. 주님은 즉시 제자들을 호수 건너편으로 가도록 재촉하시어(막6:45) “저기”로 몰아가셨다. “재촉하셨다”(에낭카쎈)란 “억지로나 강제로 시키는 것”을 뜻한다. “여기”의 인기에 도취(陶醉)되어 고무(鼓舞)된 제자들을 억지로 배에 태워 “저기”의 폭풍, 고난, 시련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어 “여기”를 박탈시키신다. “저기”에는 군중의 환호와 영광이 없다. 해변의 ”여기“와 배 안의 “저기”는 땅과 하늘의 차이다. 주님은 폭풍을 통해 제자들의 “여기”의 근성을 벗겨 내신다. “여기”의 모든 감흥을 박탈해 버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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