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카리야(“야훼가 기억하시다.”)는 바벨론 포로 후기 예언이다. 히브리 민족들이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와 제2 성전을 건축할 때 성전 재건을 예언자 학가이와 함께 도운 예언자이다. 즈카리야는 다른 예언자와는 달리 신비적인 면이 강하여 주로 환상적 예언을 많이 하였다.
그의 예언은 전, 후편으로 나눈다. 전편은 1장에서 8장까지며, 후편은 9장에서 14장까지이다. 전편은 대부분 그가 본 “희망의 환상” 8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후편은 소위 구약성서의 복음서라고 일컬어지는 예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9장에서 대담하게도 세계적 메시아(함마시하) 왕국을 선포한다.
즈카리야가 선포한 메시아 왕국은 그 모양과 양식(Form)이 특이하다. 그는 다른 예언자가 하지 못한 예언을 눈으로 본 듯 생생하게 묘사한다. 과연 구약성서의 복음서이다. 즈카리야는 말한다. “딸 시몬아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딸(바트) 시온”은 예루살렘의 별명이고 예루살렘은 여성 명사다. 그래서 딸은 애칭이다.
하나님이 딸처럼 아끼시는 도시가 예루살렘이다. 그래서 예루살렘은 진멸되어 황폐화될 수 없다. 반드시 재건되어야 한다. 세계의 중심지로 그 모습이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즈카리야는 메시아 왕국을 선포한다.
그가 예언한 메시아(함마시하, 기름부음 받은 왕)는 세상을 호령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의롭고 온화한 분이시다. 정치적인 압제자나 박해자가 아니다.
구원을 선포하시는 겸비한 분이시다. 그래서 그는 “겸손한 자”(아니)이시다. 아모스의 “겸손한 자”(아나브)와는 히브리어가 다르다.
공동 번역은 “겸비한 자”로 번역했으며, 개역 성경과 현대인의 성경은 “겸손한 자”로 번역했다. 여기서 “겸손한 자”는 아모스의 예언과는 달리 무일푼의 가난한 자이며 곤고와 환난을 당한 자를 의미한다.
곧 박해를 받은 사람이다(시10:2, 18:27). 마음이 선하고 겸비한 사람이며, 고난을 받으면서도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다. 오히려 불의를 정복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사람이다.
그분은 한없이 부드럽고 온화한 사람이다. 그래서 즈카리야는 비참하고 겸허한 사람을 메시아에게 적용시켜 선포하였다(스 9:9, 마 22:4-5).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시키기 위해 오시는 메시아는 “아니”로 오신다.
즈카리야의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로 적중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빈털터리며(마8:20), 온화하고 겸비한 자였다(마11:29-30). 고난을 당하는 종의 메시아였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환란을 자초하고 고통을 감수하였다. 참으로 그의 행차는 초라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를 심판하실 하나님이 보내신 하나님의 메시아시다(시2:1-6).
지금 메시아가 나귀, 즉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신다. 누가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메시아가 나귀 새끼를 타시다니! 마치 코미디언처럼 보인다. 참으로 초라하고 가련한 모습이다. 사람을 웃기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메시아임과 동시에 “아니”셨다. 악하고 불의한 자들을 진멸하고, 가난하고 곤고하며 겸비한 자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모습으로 입성하신 것이다. 의의 세계를 세우기 위해서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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