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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2(목) 16:39
‘도그 휘슬(dog-whistle)’의 배후

박현주 본지 발행인

미션21 phj2930@nate.com
2020년 09월 02일(수) 15:05
정치지도자들의 대중메시지 전략의 하나로 ‘도그 휘슬(dog-whistle) 폴리틱스’가 있다.
‘도그휘슬’이란 단어 뜻 그대로 개 호루라기인데, 초음파 신호를 발산해 개에게 어떤 명령을 전달하는데 사람은 잘 알아들을 수 없다.
‘도그휘슬 폴리틱스’ 저자인 이안 해니 로페즈 UC버클리 법대 교수에 의하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그들만 알아들을 수 있게끔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예컨대, 2016년 7월 전당대회 단상에 선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는 범죄율이 낮았던 시기인데도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하며 자신을 법과 질서의 수호자로 자처했다. 범죄를 언급함으로써 흑인들이 미국 도시에서 혼란과 폭력을 일으키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백인 유권자들을 귀 기울이게 한다. 동시에 복지제도의 악용을 호소하는데 이는 흑인들이 복지제도를 활용해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한다는 암시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사회에서 인종 문제는 코로나19와 함께 11월 대선을 앞두고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전역이 갈등으로 들끓고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봉합보다는 꺼진 불에도 다시 기름을 들이붓는 역할을 자처한다. 인종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이때 전략적으로 그것을 이용한다고 보는 이유다.
며칠 전, 와병을 이유로 사임한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 아베 신조 역시 ‘도그 휘슬 폴리틱스’를 구사해 온 인물이다.
고노담화로 한일 양국간 일정한 협의에 도달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뒤집기, 일본의 평화헌법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통한 자위대의 강화, 최근에 있었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 등에 대해 일본 내 진보, 중도, 보수 등 다양한 국민들과의 소통이나 합의 없이 일본 내 ‘극우주의 머신(machine)’끼리 도그 휘슬을 통해 주거니 받거니 식으로 정당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제 아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트럼프는 11월 대선에서 그 공과를 심판받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진보와 보수, 여와 야를 막론하고 정치지도자들은 도그 휘슬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을 지지하는 정파에게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 다른 이들은 잘 알아들을 수 없을 때 같은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분명 있을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촛불집회에도, 태극기집회에도 그들 나름의 정체성이 있기에 수백만, 수십만의 군중이 모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전쟁과 같은 코로나19 감염병의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는 여야나 진보나 보수나 할 것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나라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협력해야 할 시기임을 부인할 국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정신이 온전히 박힌 사람이라면… .
전쟁 중에도 인도적으로 환자와 어린이와 노인은 지켜준다.
최근 미증유의 코로나19 감염병의 세계적 펜데믹 상황에 대처하는데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대처하는 자세가 극명하게 다른 것을 보면서 무지랭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움과 분노와 서글픔을 느낀다.
‘전광훈’이라는 희대의 이단아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송두리째 위협한 사건이 일어났다. 자기들끼리 모여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고 단합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감염병이 창궐하는 엄중하고도 험악한 시기에 꼭 그렇게 위험한 집회를 했어야 했을까?
다수의 감염자가 집회를 통해 나왔는데도 수주일째 방역을 방해하고 감염병 역사에 남을 만큼 황망한 사태로 번지고 말았는데 저들은 아직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
전광훈과 그 몇 몇 무리들이 불쌍하다.
저들 몇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불려나온 어릿광대나 치어리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도그 휘슬을 불었는데 개 주인은 간 데 없고 개 몇 마리만 광장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형국이다.
트럼프면 트럼프, 아베면 아베…그래도 그들은 ‘배후’가 확실하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냐? 전광훈으로 하여금 도깨비 춤을 추게 한 배후는.
그동안 태극기부대에 돈 대주고 어지럽게 휘슬 불어준 재벌이냐? 부창부수도 모자라 깨춤을 함께 추고 춤판을 깔아준 조, 중, 동을 포함한 보수 언론이냐? 감염병 뻔히 번질 줄 알면서 수만 명 집회 허가해 준 사법부냐? 대통령이고 법무부장관이고 다 손톱 밑에 낀 때만 못하게 여기는 검찰이냐? 수백 대 버스에 사람들 모아 태극기 하나씩 쥐어주고 봉투도 하나씩 나눠준 그들은 누구냐?
한국 기독교계도 몰상식과 후안무치의 극치인 전광훈 한 사람과의 황망한 결별과 선긋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이제 교회의 책임과 기독교의 분명한 자세를 똑똑히 밝히고 선언하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만일 소금이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밖에 버려져 다만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미션21 phj293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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