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고 낙엽은 도로 위를 뒹군다. 봄의 영화는 어느새 자취도 없다.
아합과 그 아내 이세벨은 구약 성경에서 중요한 인물로, 그들의 행적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아합은 유다 왕 아사 제38년에 오므리의 아들로 북광국 이스라엘의 왕위에 올라 사마리아에서 22년간 다스렸다. 그런데 이 아합은 이스라엘의 어느 선왕보다도 더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였다.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었고, 이세벨은 그의 아내로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왕은 이세벨에 의하여 움직여졌다. 통치시간은 내내 아합과 이세벨의 이야기기로 채워진다. 그것을 보다 못한 엘리야 선지자가 등장하여 경고를 날린다. 하나님의 종 엘리야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지 말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그는 실정(失政)을 거듭했다. 그의 실정은 영적으로 부패한 나라 만든 것이 가장 컸다. 그에게 맡겨진 나라는 우상숭배와 같은 영적 타락으로 채워져 갔다.
그는 선왕인 오므리가 금송아지를 섬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왕이 되자마자 부친의 행위를 따라한 것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았다. 이것을 더욱 심화시켜 바알 숭배를 추진하면서 그 신전 앞에 아세라 목상까지 만들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죄를 따라 행하는 것을 오히려 가볍게 여기며,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가서 바알을 섬겨 예배하고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의 신전 안에 바알을 위하여 제단을 쌓으며 또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니 그는 그 이전의 이스라엘의 모든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더라(열왕기상 16:31~33).”
그의 죄상은 또 있었다. 권력을 이용한 치부였다. 시리아와의 전쟁이 끝나고 얼마 후, 아합은 이스르엘 사람 나봇에게 포도원을 자신에게 팔라고 제안하면서 원한다면 더 좋은 포도원을 주고 돈도 달라는 대로 다 주겠다며 후한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포도원 주인인 나봇은 조상의 유산을 왕에게 주는 것을 하나님께서 금하실 것이라 하여 거절했다. 그러자 바알 숭배자 아합은 그것을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해 앓아누웠다. 그것을 알아챈 이세벨이 계략을 꾸몄다. 이세벨은 계략에 능했다. 곧바로 나봇이 사는 지역의 장로들과 귀족들에게 재판을 통해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는 신성모독죄를 뒤집어 씌워 나봇을 죽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귀족들은 그 지시에 따라 백성들을 불러 모아 나봇을 세워놓고 재판을 벌였다. 결국 거짓 증인 2명의 증언으로 나봇은 군중들에게 붙잡혀 돌에 맞아 죽었다. 나봇의 포도원은 즉시 아합 왕에게로 넘어갔다. 권력자의 영화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다.
하지만 성경은 이들의 악행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분명한 심판을 내리셨다는 기록을 남겼다. 아합은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고 죽었고, 이세벨은 왕국이 무너지자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세벨의 최후는 열왕기하 9장에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궁전에서 창문으로 떨어져 죽었고, 그 시체는 들개들에게 먹혔다. 권력을 남용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더럽히고 도덕적 기준을 저버린 결과였다. 이는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심판이 아니었다. 미리 보낸 엘리야 선지자의 경고가 먼저 있었다. “너와 아내 이세벨은 개에게 먹힐 것이고 네 집안은 망해 없어질 것이다!” 이 경고는 돌이켜 살라는 은혜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아합은 끝내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했다. 하나님은 최후의 심판만 하시지 않는다. 현실 세계에서도 심판하신다. 역사는 항상 그것을 가르친다.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산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 거기에 살 길이 있다. 예외는 없다.
“하나님은 각 사람의 행위에 따라 심판하시되, 그 사람의 행위에 따라 그에게 보응하시리라(로마서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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