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무척 지루합니다. 또 믿음까지도 흔들리게 합니다. 아브라함은 흉년이 들자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하고 애굽으로 내려갑니다. 아브라함으로서는 하나님의 약속보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절실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 일로 인해서 큰 낭패를 당하게 됩니다. 사라를 애굽 왕에게 빼앗기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지요. 애굽으로 내려가지 않았다면 분명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보호하셨을 것입니다. 그 해답이 바로 자녀인 이삭에게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삭도 가나안땅에 흉년이 들었을 때 아브라함의 전철을 밟아 애굽으로 내려가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삭을 만류하여 그랄에 거주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기근으로 고생할 때에 이삭은 하나님의 특별 은혜로 많은 수확물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창26:12~13) 라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한 알의 씨앗을 파종해서 얻을 수 있는 열매의 수를 계산해서 30배, 60배, 백배를 수확했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평년작은 50배 였다고 합니다. 흉년이 들었을 때 백배의 수확은 훨씬 가치가 컸을 것입니다. 마침내 이삭이 거부가 되었다는 기록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줍니다. 때로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바로 응답하시지 않고 시간을 두시는데, 이럴 경우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 신약시대의 사가랴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바로 그런 경우일 것입니다. 어느 날, 천사 가브리엘이 예루살렘 성전의 분향하는 제단에 나타나 그에게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눅 1:13)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사가랴는 훨씬 오래 전에 아이를 달라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을 것입니다. 이제 그는 엘리사벳이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나이가 훨씬 지난 시점에 천사 가브리엘의 메시지를 들으며 당황해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기억력은 완벽합니다. 여러 해가 지난 후에도 우리의 기도를 기억하실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을 지나 다음 세대들에 이를 때까지도 기억하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결코 잊지 않으시며, 우리가 처음 하나님께 간구한 때로부터 오래 뒤에 응답하기도 하십니다. 때로는 “안 된다”, 때로는 “기다려라”고 응답하기도 하시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방법을 헤아리지 못하지만, 그것들은 다 선한 것임을 우리는 믿을 수 있습니다. 사가랴는 그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한 아들을 구했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더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그의 아들 요한은 장차 성장하여 메시아가 오실 것을 세상에 알릴 바로 그 선지자가 될 것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세례요한을 향하여 그가 주의 앞에 올 엘리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엘리야가 이미 왔으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임의로 대우하였도다.”(마태복음 17:12) 아브라함과 이삭과 사가랴의 경험은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시기가 우리 생각과 아주 다르더라도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는, 그래서 또한 우리에게 격려가 된다는 중요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도의 응답이 즉시 올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께 떼쓰고 졸라보라고 합니다만 하나님께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은 좋은 것으로 좋은 때에 주시려고 기다리고 계신데 막무가내로 조르는 것이 이치에 합당합니까? 이럴 때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당장 응답이 없더라도 하나님이 반드시 좋은 때에 좋은 것으로 주실 줄을 압니다. 그래서 응답이 늦더라도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가랴도 마찬가지 믿음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자녀를 달라는 기도를 했지만 하나님은 응답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디지만 응답하신다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기다려서 더 좋은 것을 받았습니다. 오늘 사가랴는 우리에게 귀한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은 늦거나 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분입니다. 믿고 기다리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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