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4년도에 제가 속한 공동체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학생 선교단체인 광주 DFC(제자들선교회)가 저희 교회 건물로 선교센터를 이전하고, 대표인 김정화 목사님께서 부목사로 주말 사역을 함께 하기로 한 것입니다. 팬데믹이 끝나고 앤데믹이 시작되었지만 교회 공동체와 선교단체가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변화를 이끌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주고 받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3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에 오픈채플을 드리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설교자로 저를 세워주셨습니다. 설교 주제는 ‘복음’에 대한 것이었고, 저는 “복음은 하나님나라 이야기다" 라는 제목으로 40분 정도 설교했습니다. 설교 전에 설교가 끝난 후 모든 주제에 대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다행히 받아들여져 청년들과 귀한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설교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소중한 여러 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마지막 질문이 예배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중언부언한 것 같은데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하기에는 여전히 좌충우돌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의 20대 이야기를 하게 되면 ‘라떼는~'이 될 것이고, 현재 제 생각을 말하면 꼰대가 되겠지요. 그래서 지금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말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세대가 경청하려는 자세가 소통의 시작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 경청하다보면 그 세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설령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막무가내 자기주장이 아니라 서로 조심할 수 있는 전제는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이들은 자기검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함께 사는 사회는 일방향적 소통으로는 평화를 만들 수 없어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려면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귀 기울여 들어야 하듯이, 개인의 삶의 현장에서 또는 공동체에서 서로 소통하는 방법은 경청에서 시작한다고 봐요. 솔직히 저도 20~30대 즉 MZ 세대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만 이해되지 않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많아요. 많이 당황스럽고 심지어 목회가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요즘 정한 목회 방향은 다음 세대 사역 지원은 하되 결정권은 최대한 전문가나 소통이 가능한 분에게 주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설령 그들이 실패해도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는 것이고, 책임을 함께 지되 최종 책임은 제가 짐으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무능은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면서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 진짜 무능이라고 생각해요. 세대간 소통이 가능한 사람은 분명 세대 안 소통도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회복이 이루어지고, 평화가 가능하며, 그리스도인의 궁극적 목표인 하나님나라 이야기도 풍성해 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여러분들은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 여러분들로 인해 삶의 현장이 하나님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정리를 하다 보니 그때보다 이야기들이 좀 더 확장되어지거나 첨언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합니다. 인구감소를 넘어 종교에 대한 관심이 치명적으로 줄어든 세대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가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것만 고집하기보다 경청하는 자세로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이해하려고 할 때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제일교회공동체의 2024년 최고의 결정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광주DFC선교센터를 교회 건물 안으로 유치하고, 대표목사님과 함께 사역 결정을 한 것입니다. 주중에 교회를 드나드는 청년으로 인해 교회와 주변이 밝아진 것이 교회 분위기와 함께 상승효과가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일교회에 주신 건물을 잘 사용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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