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명이 넘게 봤다는 영화 파묘를 보고 왔다. 종교적인 여러 행위들이 약간 불편했던 기억이다. 일제 강점기의 조선 땅의 허리를 끊어버리기 위해 중요한 터에 묘를 쓰고 쇠말뚝을 박았던 것을 파헤쳐 묘를 이장하는 이야기다. 역사의 아픈 이야기이며 국가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고민과 애국심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또 ‘건국전쟁’이라는 영화가 있다. 내 핸드폰에도 영화를 보라고 계속 소식이 들어왔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영화를 보고 입장권을 보내주면 입장료를 내 주겠다고 계속 문자가 왔다. 간단한 리뷰를 보며 영화를 보러 가지 않았다.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나도 무시해 버렸다.
건국전쟁은 이승만전대통령을 다시 기억해보자는 내용으로 그 동안 잘 몰랐던 내용들로 이승만 전대통령을 많이 미화하고 좋은 쪽으로 기록한 영화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왜곡은 곤란하다. 더욱이 많은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였던 것을 빼 버리고 부정선거로 어쩔 수 없이 하야하여 하와이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죄악을 숨겨 버렸다. 일제 강점기 후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어려운 시기에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가 부족했을 것이다. 독립군과 친일파 사이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의 독립군은 재산을 다 팔아 독립을 위해 쓰고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자녀들이 재대로 공부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반대로 친일파들은 일본에 부역하면서 여러 지위나 땅, 그리고 공부할 기회를 가져서 배움이 있었다. 결국 행정이나 여러 가지 공권력과 관련된 일들을 친일을 했던 쪽에서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독립군 자녀들은 가난이 대물림 되었고 친일파들의 부도 대물림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친일파의 자녀들은 대한민국의 대학교수나 정부의 요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을 숨겼다. 그리고 오래도록 부와 명성을 누렸다. 지금도 친일을 했던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은 명문대학교의 교수로 국회의원과 장관으로 대기업으로 누리면서 그 사실을 숨기려한다. 부끄러움이라는 것은 없다. 오로지 그 부를 누리고 대물림 해주고 싶어 한다. 36년의 일제 강점기를 없애버리면 자신들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어차피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말로 과거를 덮으려고 한다. 나는 이것을 ‘건국전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승만전대통령은 제주 4.3 사건부터 여순사건, 그리고 이어진 양민 학살 사건과 8개의 형무소 학살과 4.19 혁명 학살까지 25만 명이 넘는 학살의 책임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1960년 4.19 부정선거의 결과로 대통령을 하야하고 하와이로 망명했던 사람인 것이다. 이런 사람을 국부로 칭하면서 기념관을 만들고 받들려고 하는 것은 친일파들의 악랄한 자기 연명의 길이며 여기에 동조하는 세력에 놀아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모르면 당하기 일쑤고 그들은 한 번 더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부나 명예를 지키고 이어가고자 하는 일에 동의하거나 따라갈 이유가 없다. 기억하고 정죄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단죄하는 것이 맞다.

미션21 phj29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