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은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서 통일부가 ‘탈북자’라는 용어를 좀 더 친근하게 바꾸는 작업을 통해 마련된 대체 용어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 3만3천 명 중 광주전남 땅에 1천5백여 명이 있다. 하나님의 은혜와 경륜가운데 광주가 통일한국을 준비하며 잘 품으라고 이들을 보내주셨다고 믿고 순종하며 새터민 사역을 온 힘 다해 감당하고 있는 첨단새터민포도원교회 임은혜목사와 사역을 소개한다.
/ 기획취재=최용남 객원기자

탈북과정 고난과 중국에서의 감시, 북송 등 깊은 트라우마
국내정착 과정 적응 못해 여전히 어려움에 처한 가정 많아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도록” 북한 땅에 있는 교인들 품고 기도
제자훈련, 신앙상담, 컴퓨터교육 통해 통일 후 북한 사역 준비

▲ 첨단새터민포도원교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 정착한 새터민들을 섬기고 있는 첨단새터민포도원교회 임은혜목사입니다.
저희 교회는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한성도와 새터민 성도들이 함께 모여 북한의 회복과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예배하는 새터민 교회입니다.

▲ 새터민을 위한 교회는 언제, 어떻게 세워지게 됐나요?
처음에는 북한선교에 대한 뜻이 아닌 것으로 알았습니다. 먹지 못하고 굶주리고, 헐벗고, 계속 도와달라고 하는 해외 아이들의 모습들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셔서 아프리카와 해외선교를 위해 준비하였고 기도하는 가운데 2009년에 병원심방 중 입원해 있던 새터민 한 분을 만나게 된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탈북과정을 듣게 되었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 사정을 듣고 긍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그 자매에게 언니처럼 대해주며 친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교회에 자연스럽게 오게 되어 2010년 설립 예배 때에는 19명의 새터민들과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터민을 위한 첨단포도원 교회가 세워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교회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하나님께서 북한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남편 이승훈 목사에게 광주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새터민들을 만나게 하시고 그들의 살아온 지난날과 현재 이 땅에서의 정착과 어려운 삶을 이해하게 하시고 포도원교회를 설립하게 하셨습니다.
처음 포도원교회 설립예배를 드릴 때 지하의 습하고 어두운 작은 공간에서 새터민 한 가정으로 출발했습니다.
남편은 새터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자신의 아픔과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너무나도 눈물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주일에는 남편이 직접 차량운행을 하고, 설교도 하고, 또 성도님들을 모셔다드리고 모든 일을 도맡아 하셨습니다.
때로는 새터민들의 철없는 투정도 웃으며 다 받아주고 성도님들의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한밤중에도 어디든 달려가서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해 드리고 보살펴 주었습니다. 한 개 가정으로 시작된 교회가 성도님들이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부흥했습니다. 남편과 교회 모든 성도님들의 간절한 기도와 주님의 은혜로 2015년 5월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교회를 이전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를 건축하면서 천정공사, 벽체, 바닥, 음향설비, 전기설비 등 모든 일을 남편이 손수 진행하였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저희 포도원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며,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충성되게 감당하신 남편 이승훈 목사님의 헌신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나라의 일군이 부족해서인지 남편은 2015년 12월 22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그렇게도 정이 많고 눈물이 많았던 남편 목사님을 먼저 떠나보내는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좌절감으로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도 잠시,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다 이루지 못하고 가신 남편 목사님의 뒤를 이어 이 일을 제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그 아픔에 정말 힘이 하나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저는 조금 쉬었다가 목회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탈북민성도의 전화가 오는 거예요. 다음 주 예배는 누가 인도할 것인지 순간 성령님께서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제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교인들이 다 흩어질 것 같은 마음을 주셔서 얼른 대답했습니다. “제가 예배 인도 합니다” 라고. 그런데 주일 아침에 또 전화가 오는 거예요. 오늘 주일인데 “누가 예배인도 하는가요?”라고. 그 때 망설임없이 “제가 인도 합니다”라고 대답한 것이 약속이 되어 지금까지 목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남편이 목회할 때 나도 신학을 시작하였고, 소천하신 뒤 전도사로서 사역을 하다가 3년 전 목사안수를 받고 사역 중에 있습니다.

▲ 목회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주요 사역으로는 북한성도들이 북한 땅에 교회를 세워 하나님을 전할 수 있도록 제자훈련, 상담, 컴퓨터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체계적으로 성경공부를 시키기 위하여 ‘어 성경이 읽어지네’ 전문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북한성도들에게 성경을 더 재미있게 교육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 성도들에 대해 소개하자면, 광주 북한학교가 처음 만들어 지면서 1기에 함께 입학하여 수료한 집사님인데 그분은 북한에서 직업이 군 장교였습니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는데 함께 북한사역을 하자고 권유했고, 흔쾌히 받아들여 현재까지 교회 차량운행과 궂은일들, 행사관련 모든 일들을 힘들어도 마다하지 않고 하고 계십니다. 주일에 한 번도 빠지지 않는 집사님입니다.
교회 초기에 북한성도들에게 워십을 하나 가르쳤는데 그 일을 계기로 직접 미라클워십팀을 만들어 워십배우는 기관과 선생님들에게 직접 배워가지고 북한성도들에게 가르치며 교회와 여러 기관 행사에 리더로서 워십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역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새터민에 대해서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절에 자고 일어나면 이웃집에서 식구들이 다 죽었다는 소식, 자고 일어나면 아랫집 누가 죽었네, 형제, 자매가 죽었네 하는 소리를 듣고, 또 부모가 나를 버릴 수 있다는 뿌리 깊은 불안감이 그들에게는 있습니다. 탈북 후 중국에 넘어와서는 인신매매로 팔려가고, 숨어 살다가 누가 신고해서 걸리면 다시 북송되어 가고, 매를 맞고 자유를 맛본 이들은 다시 북한에서 살 수가 없어서 그곳에서 다시 탈출을 하려고 몸부림을 치다가 제 3국을 거쳐 한국에 온 새터민들입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북한에 가서 복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을 아시고 미리 3만 3천 명 중 광주전남 땅에 1천5백여 명을 품으라고 보내주셨습니다.
교회는 이들을 섬기고 품어줘야 합니다. 우리를 북한에 있는 부모, 형제, 자매에게 인도해줄 통일의 마중물인 중요한 분들입니다.
이런 아픔과 상처가 많기 때문에 교회에서 관심을 덜 갖거나 바라보고 미소를 지어주지 않거나, 작은말에 오해가 생기면 저뿐 아니라 교인들 간에도 다툼이 일어나고, 다툼 가운데 제가 편들어 주기를 원하다보니 작은 것들로 인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번은 목회가 힘들어서 광주 무등산교회에 부르짖으러 올라갔습니다. 기도 중에 성령께서 강대상을 보여주시면서 “그 자리만 지켜줄 수 없겠니?”라고 말씀하셨고, 그것은 할 수 있지만, 이 교인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반문했더니 하나님은 그것은 내가 할 것이니 자리만 지켜달라고 두 번 저에게 얘기해 주셨습니다.

▲ 교회에 필요한 지원이나 기도제목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남한성도 2명 그리고 모두가 탈북민성도인 저희 교회는 재정 자립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래된 교회차로 인한 수리비와 매달 지불해야 하는 공과금들, 임대료로 인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상황입니다. 교회로부터 사례비는 못 받는 상황이고, 건강 악화로 인해 디스크판정까지 받아 새터민 사역과 하나님 나라 확장하는 일에 재정과 건강문제로 더욱 힘쓰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기도제목입니다.

▲ 앞으로의 사역 계획 및 비전
특별히 저희 교회에 비전이 있습니다. 함경북도에서부터 강원도까지 저희 교인들이 있습니다.
함경북도(6) 온성, 회령, 무산, 연사, 청진, 길주 함경남도(3) 신흥, 요덕, 리원 양강도(2) 혜산, 삼지연 평안남도(4) 평양, 순안, 대흥, 안주 평안북도(2) 곽산, 신의주 황해남/북도(4) 개성, 평산, 금천, 신원 강원도(4) 원산, 통천, 김화, 천내. 이들이 복음통일이 되면 고향을 품고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의 힘만으로 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특히, 광주에 있는 1,760개의 교회가 같이 힘을 합해야 될 줄로 믿습니다. 이를 위하여 같이 협력해주시고, 북한에도 지하교회가 세워져서 믿음의 바람이 일어날 수 있도록 모두가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미션21 phj2930@nate.com